글로벌 식품기업, 식물성 단백질 수요 대응 ‘부진’…FAIRR 보고서 지적

  • 등록 2025.11.06 12:14:58
크게보기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글로벌 주요 식품기업들이 빠르게 증가하는 식물성 단백질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식품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약화시키고, 단백질 공급 구조가 여전히 동물성 위주로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투자자 네트워크 FAIRR은 최근 보고서 『Feeding Change: Building a Resilient Food System Through Protein Diversification』을 통해 세계 20개 주요 식품 제조·유통기업의 단백질 다변화 전략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 70%가 ‘건강과 웰니스’를 핵심 과제로 꼽고 있으나, 실제로 이사회 차원에서 영양전문 인력을 두고 있는 곳은 30%에 불과했다.

 

또한 조사 대상 기업의 25%는 아예 별도의 건강 전략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FAIRR은 “소비자들이 식물성 단백질을 더 찾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대응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식단 가이드라인의 88%가 채소·콩류·통곡물 등 식물성 식품 섭취 확대를 권장하고 있지만, 8개 주요 브랜드 제조사 중 최근 1년간 식물성 통식품(wholefood) 제품을 출시한 곳은 3곳에 그쳤다. 반면 프랑스 유통기업 까르푸(Carrefour)는 통식품 중심 전략으로 2026년 목표였던 식물성 식품 매출 5억 유로를 지난해 이미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과 소비자 수요 간의 불일치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체의 75%가 여전히 식물성 단백질로 전환했을 때의 지속가능성·영양학적 이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온실가스 감축 가능성을 수치로 제시한 곳은 네슬레(Nestlé)가 유일했다.

 

또한 고객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한 기업은 25%에 그쳤고, 이는 시장 수요와 제품 출시 간 괴리를 초래하고 있다고 FAIRR은 분석했다. 다만 60%의 기업이 식물성 단백질의 접근성과 가격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호주 유통사 울워스(Woolworths)는 온라인몰에 비건·베지테리언 필터를 추가했고, 영국 테스코(Tesco)는 일부 비건 제품의 가격을 낮춰 접근성을 높였다.

 

맛과 질감이 여전히 식물성 단백질 확산의 주요 장애요인으로 꼽히지만, 올해 제품 혁신에 자원을 투자한 기업은 40%로, 2024년(45%)보다 오히려 줄었다. 이는 산업 전반의 혁신 둔화를 시사한다.

 

FAIRR은 또 “기업의 40%만이 식물성 단백질 전환 지연이 초래할 위험이나 기후변화로 인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망 리스크를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한 계란 공급 차질 등 사례를 들어, 식물성 단백질 다변화가 공급 위기 대응에도 도움이 된다고 제시했다.

 

공급망 차원의 대응 역시 미흡했다. 다논(Danone)은 프랑스 빌콩탈쉬라로스 공장에서 기존 유제품 생산 인력을 귀리음료 생산으로 전환시키는 재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긍정적 사례로 언급됐다.

 

FAIRR의 연구·참여 부문 매니저 다나 윌슨은 “소비자들은 2025년 현재 합리적인 가격과 맛, 건강함을 모두 원하지만 식품기업의 혁신 투자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영양적이고 지속가능한 식물성 단백질을 확대하는 기업들이야말로 시장 성장 기회를 선점하고 더 탄력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Copyright 비건뉴스. All rights reserved.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




제호 : 비건뉴스 | 주소 : 03196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222, 2층 25호(종로5가, 광동빌딩) | 대표전화 : 02-2285-1101 등록번호 : 서울, 아 05406 | 등록일 : 2018.09.26 | 발행인·편집인 : 서인홍 |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 최유리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홍다연 02-2285-1101 vegannews@naver.com

비건뉴스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1 비건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sk@veg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