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비건을 시작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은 흔하다. 이 어려움은 의지 부족이나 실천 실패로 설명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비건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비건 실천이 일상에 안착하려면 반복 가능한 선택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경우 비건은 여전히 예외적인 선택으로 취급된다. 외식, 회식, 여행, 모임 등 일상의 주요 장면에서 비건 옵션은 제한적이거나 별도로 요청해야 하는 대상이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비건은 생활의 일부가 아니라, 매번 설명하고 조정해야 하는 선택으로 남는다.
정보의 불균형도 지속을 어렵게 만든다. 비건 식단에 대한 정보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나 체계적인 안내는 부족하다.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보다,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에 정보가 집중되면서 실천자는 늘 판단을 스스로 떠안게 된다. 이 과정에서 피로감이 누적된다.
생활 환경의 변화 역시 영향을 미친다. 직장 이동, 가족 구성 변화, 건강 상태 변화 등은 식생활 전반을 다시 조정하게 만든다. 이때 비건은 가장 먼저 흔들리는 선택지가 되기 쉽다. 개인의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실천의 지속 가능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비건을 둘러싼 사회적 시선 또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호기심이나 지지보다 질문과 검증이 먼저 따라오는 환경에서는, 실천 자체가 끊임없는 설명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상황은 비건을 선택한 개인에게 책임과 긴장을 집중시키고, 결국 조용한 포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비건이 지속되기 어려운 이유는 개인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반복 가능한 선택지를 제공하지 않는 환경, 책임을 개인에게 집중시키는 구조, 그리고 이를 보완하지 않는 사회적 조건이 맞물려 있다. 지속되지 않는 선택을 두고 개인만을 평가하는 방식은, 문제의 핵심을 비켜간다.
비건의 지속 가능성을 묻는 일은 실천자를 점검하는 질문이 아니다. 어떤 조건이 갖춰질 때 선택이 이어질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이다. 이 질문은 비건을 개인의 결심으로만 남겨두지 않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