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이용학 기자] 치아 건강을 말할 때 많은 사람은 충치나 신경치료만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중장년층 이후의 치아 상실 주요 원인은 다름 아닌 ‘잇몸질환’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적고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되기 쉽지만, 잇몸질환은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치아를 지탱하는 구조 자체를 무너뜨려 결국 치아를 잃게 만드는 무서운 질환이다.
잇몸질환은 보통 초기 단계인 치은염에서 시작해 점차 치주염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염증이 잇몸을 넘어 치조골까지 파괴하며 치아가 흔들리고 결국 빠지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환자가 잇몸 출혈, 부기, 시림 같은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를 미루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잇몸질환은 통증이 심하지 않아 놓치기 쉽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아를 보존하기 어려워진다고 조언한다. 초기에는 스케일링과 올바른 칫솔질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므로 예방적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잇몸질환의 치료는 질환의 진행 단계에 따라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초기 치은염은 스케일링 및 정기적인 구강 관리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으며, 치주염 초중기 시기에는 치근활택술이나 치주 소파 술 등 잇몸 속 깊은 염증 제거가 필요하다. 더불어 중증 치주염은 잇몸을 절개하고, 박리를 거쳐 안쪽 깊은 곳에 달라붙은 염증 및 치석을 말끔하게 제거해 추가적인 잇몸뼈 소실을 방지하고, 잇몸을 회복시킬 수 있다. 치아 보존이 어려운 경우에는 발치와 임플란트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잇몸질환은 단순히 치아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치주 질환을 유발하는 세균이 혈류를 타고 전신에 퍼지면 당뇨, 심혈관 질환, 뇌졸중, 폐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은 잇몸질환에 더욱 취약하며, 잇몸 상태가 악화할수록 혈당 조절도 어려워질 수 있다.
반여동 스마트치과 유재철 대표원장은 18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나무로 비유하자면, 잇몸뼈는 ‘치아가 고정될 수 있는 땅’이다. 땅이 무너지면 아무리 튼튼한 치아라도 버티지 못하는 법이다. 눈에 띄지 않더라도 지금 느껴지는 작은 불편이 신체 전체의 건강에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일 수 있으며,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난다면 주저 말고 치과를 방문하고 조기 치료로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