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면증이란 충분히 잠을 잘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잠들기나 잠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되면서 수면의 질적 양적 만족도가 떨어지는 수면장애이다. 그 결과로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낮 동안의 기능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삶의 질이 떨어질 때 진단될 수 있다. 이러한 불면증이 발생하는 과정은 크게 2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생리학적 과각성(hyerarousal), 둘째 행동모델의 입장이다.
‘생리학적 과각성’이란, 뇌가 지나치게 깨어 있다는 뜻이다. 중추신경계의 과활성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활성 증가로 맥박, 체온이 올라가고 코티졸이나 에피네프린 등의 수준과 신체 대사율이 전반적으로 증가돼 있다. 신체적으로는 교감신경 주도에서 부교감신경 주도로 옮겨가지 않으며, 적절한 수면에 필수 요건으로 심부체온이 떨어지질 못하면서 머리 쪽으로 열이 몰리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뇌가 휴식 상태로 넘어가지 않게 되면서 뇌파도 안정되지 않고 잠들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생리학적 과각성 상태의 불면증 환자는 비렘수면 때의 뇌파가 덜 강력하고 더 얕다는 점에서 깊은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렘수면 또한 더 조각나게 되고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깨게 되는 순간이 잦아진다. 이는 다시 꿈을 꾸는 수면의 질도 더욱 떨어지게 한다. 이 모든 수면 상태는 불면증 환자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지고 상쾌한 기분으로 깰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불면증은 밤에 발생하는 증상이기는 하나 24시간 이어지는 질환이라고 봐야 한다.
다음으로 만성 불면증이 형성되는 ‘행동모델’로 선행(소인, predisposing), 유발(precipitating), 지속(perpetuating) 세 가지 요인이 제시되며, 흔히 ‘스필만의 3인자 모델(3P)’이라고 한다. 먼저 선행요인으로 과다각성이 특징이다. 유전적 소인이 있거나, 나이, 성별, 성격의 차이, 사회적 상태, 만성통증, 만성기분장애, 수면호흡관련 문제, 방광기능 문제 등의 질병 상태가 배경이 된다.
유발요인으로는 스트레스성 사건이나 일상생활은 변화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강렬한 정서적 경험을 포함해, 이별이나 폐경 등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는 정신적 신체적 문제들이 개입한다. 마지막 지속요인으로는 부적절한 수면위상이나 수면습관, 수면에 대한 부정적 생각과 불면증에 대한 두려움, 일정조정, 다양한 환경적 요소들이 개입해 불면증을 공고화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불면증이 만성화되는 과정은 성격이나 유전적 특징과 같은 불면증이 발생하기 쉬운 소인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스트레스성 사건 등이 유발요인으로 작용해 직접 불면증을 발병시키게 된다. 그 이후 수면과 관련된 불안감, 부적응적 수면습관 등이 불면증이 지속하는 요소로 작동하게 된다. 즉 만성 불면증 환자는 생리적 인지적 각성과 수면을 방해하는 조건화 요인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