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우리가 평소 먹는 음식이 수면의 질은 물론 꿈의 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디저트와 유제품이 악몽 유발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주목된다.
최근 미국 CBS 뉴스는 지난 1일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사이콜로지(Frontiers in Psychology)’에 발표된 논문을 인용해 음식과 수면·꿈의 상관관계를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캐나다 몬트리올 지역 대학생 108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조사에 기반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40.2%는 특정 음식이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약 25%는 음식이 수면을 악화시켰다고 했고, 20%는 수면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수면을 방해하는 음식으로는 디저트나 단 음식, 매운 음식, 유제품 등이 꼽혔고, 반대로 과일이나 채소, 허브차는 수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꿈에 영향을 준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5.5%에 불과했지만, 이들 중 다수가 “음식 때문에 악몽을 꿨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디저트와 단 음식이 31%, 유제품이 22%의 비율로 악몽 유발 요인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유당불내증이나 음식 알레르기와 같은 식품 민감성이 위장장애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수면 중 불쾌감이나 통증이 발생하면 악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음식이 꿈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참가자들은 악몽 회상 빈도와 관련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연구는 또,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일수록 꿈을 선명히 기억하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위장장애를 유발하는 식사를 한 경우 악몽이나 부정적인 꿈을 꿀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음식이 꿈에 영향을 미친다는 세 가지 가설을 검토했다. △특정 음식이 뇌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경우 △음식 섭취로 인한 생리적 불편함이 수면을 방해하는 경우 △음식이 수면의 질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우다.
이번 연구는 이 세 가지 경로 모두 일정 부분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특히 유당불내증으로 인한 위장 증상이 주요 매개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조사가 모두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점, 설문 참여자가 심리학을 전공했거나 관련 수업을 듣는 중이었다는 점 등을 한계로 지적했다. 이는 음식과 꿈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응답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비록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향후 비약물적 수면 개선법이나 식이요법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