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이용학 기자] 치아가 빠졌는데도 치료를 미루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당장 불편하지 않다는 이유로 방치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구강 구조가 변형되고 치료 부담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상실 초기 단계에서 적절한 수복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이후 문제를 예방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치아는 단순한 저작 기능을 넘어, 턱뼈 자극과 얼굴 윤곽 유지, 주변 치아의 위치 안정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상실되면 그 여파는 해당 부위에 국한되지 않고 인접 치아와 턱관절, 더 나아가 전체 교합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초기에는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치아 배열이 틀어지고 반대편 치아가 내려오는 등의 문제가 연쇄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빈 공간으로 인해 인접 치아가 기울어지거나 회전하는 현상이 생기면 교합이 틀어지면서 음식물이 쉽게 끼는 구조로 바뀌고, 잇몸 염증과 충치 위험도 동반된다. 더불어 전체 저작 능력이 떨어지면서 소화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틀어진 교합은 턱관절에도 불균형한 압력을 가해 통증이나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치조골 손실이다. 치아는 턱뼈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어 뼈의 생리적 구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치아가 빠지면 그 부위는 자극이 단절되면서 잇몸뼈가 점차 흡수되고 약해진다. 이 과정은 개인차가 있지만 대체로 수개월 이내에 시작돼 몇 년에 걸쳐 뚜렷한 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단순한 임플란트 식립이 어려워지며, 뼈 이식이나 상악동 거상술과 같은 고난이도 시술이 필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치아 수복 방법으로는 여러 선택지가 있지만, 현재 가장 보편적이고 안정적인 방법으로는 임플란트가 꼽힌다. 임플란트는 상실된 치아의 자리에 인공 치근을 심고, 그 위에 인공 치아를 연결해 저작 기능과 심미성을 동시에 회복하는 방식이다. 주변 치아를 깎지 않고 독립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에, 자연치아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브릿지나 틀니보다 선호도가 높다.
최근에는 디지털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보다 정밀한 식립 계획이 가능해졌으며, 조기에 치료를 진행할 경우 절개 범위가 작고 회복도 빠른 방식으로 시행할 수 있다. 특히 3D CT와 디지털 스캔 시스템을 기반으로 맞춤형 수술 계획을 세우면, 시술 정확도가 향상되고 장기적인 유지 관리에도 유리하다.
일부 환자들은 치아 한두 개쯤 빠졌다고 해서 당장 치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안일한 판단이 오히려 남아 있는 치아에 과도한 힘을 가하게 하고, 전체적인 구강 구조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 개의 치아 상실이 결국 주변 여러 치아의 문제로 확대돼, 나중에는 복수의 임플란트를 필요로 하거나 전체 보철 치료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고령자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의 경우, 필요한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임플란트를 식립해 치아전체를 수복하는 디지털 풀아치 임플란트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기능 회복과 치료 부담 간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전체 치아를 식립하는 것보다 부담이 적고 시술 범위도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도 잇몸뼈의 상태와 구강 위생 관리 정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반드시 정밀 진단과 전문적인 상담이 수반돼야 한다.
시술 이후에는 지속적인 구강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어 청결 유지가 필수이며, 특히 칫솔질 외에도 치간칫솔이나 치실을 활용해 주변 부위까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정기적인 치과 내원을 통해 잇몸과 보철물 상태를 확인하고, 임플란트 주위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도 장기적인 사용을 위해 필요하다.
고운플란트치과 최기현 원장은 6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치아 상실 후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빈 공간을 방치하면 주변 치아의 이동과 턱뼈 흡수, 교합 붕괴 등 다양한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라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임플란트를 포함한 적절한 수복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장기적인 구강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