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아트] 천경자 1962년 ‘사랑의 계절’ 삽화, 서울옥션 온라인 경매 출품

  • 등록 2025.10.26 15: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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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가 1030만 원 기록 이어 시장 기대감 고조
29일 오후 2시 마감…희귀 드로잉 출품에 수집가 경쟁 치열

 

[비건뉴스=박민수 기자] 서울옥션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에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 천경자(1924~2015)의 1962년 신문 연재소설 삽화 원본이 출품돼 수집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출품작은 1962년 7월 21일자 한국일보 연재소설 「사랑의 계절」(198회)에 실린 수묵 드로잉으로, 문학 삽화로 남은 천경자의 희귀 원본 중 하나다.

 

작품은 병풍 앞 의자에 앉은 여성과 부채를 든 여인, 바닥에 나란히 누워 잠든 두 아이의 모습을 담았다. 병풍의 ‘囍(쌍희)’ 문양과 찻상, 전등 등 단출한 실내 장면은 1960년대 한국 가정의 풍경을 상징하며, 천경자는 절제된 선묘와 여백의 조화로 가족의 평온한 일상과 그 안의 정서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하단에 적힌 ‘198’ 표기는 소설의 회차 번호로, 문학적 맥락을 고스란히 품은 시대 기록물로 평가된다.

 

 

서울옥션에 따르면 이 작품은 26일 현재 3명의 응찰로 220만원에 거래 중이며, 경매는 오는 29일 오후 2시 마감된다.

 

앞서 천경자의 같은 연재 시리즈인 「사랑의 계절」 제175회 삽화는 지난 8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890만 원에 낙찰돼 천경자 신문 삽화의 시장성을 입증했다. 또한 2006년 서울옥션 제102회 근·현대미술 경매에서는 같은 연재의 제142회 삽화(‘연인’)가 1030만 원에 거래돼, 신문 삽화로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러한 낙찰 사례는 신문 삽화의 희소성과 신뢰도를 보여준다.

 

 

미술계에서는 이번 출품작이 지난 8월 낙찰된 제175회 삽화보다 정서적 깊이와 조형 완성도에서 한층 성숙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175회 삽화가 남녀의 감정 대립을 극적으로 표현했다면, 이번 제198회는 가족적 정서와 여성의 내면을 담담히 그려냈다. 병풍·의자·아이들로 이루어진 안정된 삼각 구도와 절제된 선의 흐름은 천경자의 선묘 감각을 극대화하며, 여백 속의 긴장과 따뜻한 온기가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작품은 감정보다 정서를 그린 드로잉으로, 채색화와 다른 천경자의 회화 세계를 보여준다”며 “지난 낙찰가 890만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김춘재 작가는 “드로잉은 작가의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르로, 천경자 선생님의 경우 채색화보다 희소성이 높다”며 “이번 작품에서도 화면의 구성력과 선의 리듬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문화평론가 권영찬 교수는 “천경자의 신문 삽화는 단순한 문학적 보조물이 아니라, 시대 감성과 여성의 시선을 함께 담은 문화 기록물”이라며 “이번 경매 출품은 문학과 미술의 경계를 허문 한국 예술사의 중요한 재조명 사례”라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이효숙은 저서 『미술투자 성공전략』에서 “드로잉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원작보다 철학을 더 충실하게 담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밝히며 “박수근, 김환기, 천경자 등 대가의 드로잉은 꾸준히 높은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천경자의 삽화는 문학적 상상력과 회화적 표현이 만난 시대의 결정체로, 작가의 세계를 드로잉으로 읽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며 “최근 드로잉 시장의 성장세 속에서 천경자 작품 역시 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천경자는 1955년 대한미술협회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고, 이후 홍익대학교 동양화과장을 역임했다. 강렬한 색채의 채색화로 알려졌지만, 수묵 삽화에서도 감정의 결과 선의 리듬을 섬세하게 표현해 작가 세계의 폭을 확장시켰다.

박민수 기자 minsu@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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