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무대응, 매년 수백만 명 생명 위협

  • 등록 2025.10.30 12:34:31
크게보기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 연구진이 공동 발표한 '2025 랜싯 카운트다운 보건과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한 미온적 대응이 이미 전 세계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WHO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기후 위기는 곧 건강 위기이며, 건강 중심의 기후 대응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행동 근거”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된 20개 주요 건강 지표 중 12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 피해가 전 세계 보건 체계를 압박하고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WHO 보건증진·질병예방 부문 제러미 패러 박사는 “기후 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생계의 문제”라며 “지금의 무대응은 이미 각국에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고 있다. 그러나 기후 대응은 동시에 인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큰 기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보고서 주요 내용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열 관련 사망률은 23% 증가했으며, 매년 평균 54만6000명이 폭염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영유아와 노년층은 1인당 20일 이상 폭염에 노출되는 등 취약계층의 피해가 급증했다.

 

 

또한 2023년에는 가뭄과 폭염으로 인해 1억 2400만 명이 중등도 이상의 식량 불안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한 해 동안 폭염으로 인해 6400억 시간의 노동이 사라졌으며, 생산성 손실액은 1조 900억 달러에 달했다.

 

한편 각국 정부가 2023년 화석연료 보조금으로 지출한 금액은 9560억 달러로, 기후 취약국 지원 약속액의 세 배를 넘었다. 보고서는 “15개국이 보건 예산보다 더 많은 금액을 화석연료 보조에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변화도 관찰됐다. 석탄발 전력 사용 감소만으로도 2010~2022년 사이 매년 약 16만 명의 조기 사망이 예방됐으며,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의 12%를 차지하며 16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보고서 총괄인 마리나 로마넬로 박사는 “지금도 지역사회와 도시 단위에서는 기후 대응의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건강한 식단,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전환한다면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WHO는 또한 보건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이 2021년 대비 2022년에 16%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58%의 회원국이 보건 취약성 평가를 완료했으며, 60%는 국가 보건 적응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WHO는 내달 브라질 벨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기후변화와 건강 특별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보고서는 ‘벨렘 행동계획’의 핵심 기반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보고서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주도로 WHO, 웰컴트러스트, 유엔기구 등 71개 학술기관이 참여해 작성됐으며, 기후변화가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포괄적으로 분석한 자료로 평가된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Copyright 비건뉴스. All rights reserved.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




제호 : 비건뉴스 | 주소 : 03196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222, 2층 25호(종로5가, 광동빌딩) | 대표전화 : 02-2285-1101 등록번호 : 서울, 아 05406 | 등록일 : 2018.09.26 | 발행인·편집인 : 서인홍 |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 최유리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홍다연 02-2285-1101 vegannews@naver.com

비건뉴스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1 비건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sk@veg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