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박민수 기자] 코스닥 상장사 톱텍이 낮은 밸류에이션과 안정적인 배당 정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의 위약벌 소송이 항소 단계에 들어서면서 법적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고, 주가 재평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톱텍은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614억 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을 당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 제기한 소송(2019가합25304)에서 일부 승소한 뒤 항소를 제기했으며, 항소 취지는 1심 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의 취소와 함께 톱텍이 614억 원과 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라는 것이다. 청구금액은 톱텍의 자기자본(4144억 원) 대비 약 14.8%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항소가 새롭게 제기된 리스크라기보다는, 이미 알려진 분쟁이 법적 절차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심 판결에서 일부만 인용된 만큼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기업 가치가 다시 조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톱텍의 시가총액은 약 1700억 원 수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5배, 주가순자산비율(PBR) 0.4배 구간에 머물러 있다. 업종 평균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저평가 구간’으로 평가된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약 9%를 유지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계에 따르면 톱텍의 최근 결산 기준 배당수익률은 약 3.3%로, 코스닥 제조업 평균을 웃돈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배당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주주환원 의지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톱텍은 배터리 셀·모듈 자동화 설비, 전기차 모터 공정 장비 등을 주력으로 하며, 전동화 산업 확장세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반도체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모빌리티·스마트팩토리 분야로 확장하면서 기술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톱텍은 저PER 구간에서 안정적 ROE와 배당을 유지하는 드문 기업”이라며 “전기차 설비 수요가 회복되고 소송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실적과 주가가 함께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