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새 연구에서 케일의 영양 성분이 조리 방식에 따라 체내 흡수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케일은 기본적으로 영양 밀도가 높은 채소지만, 단순히 생으로 먹거나 가열만 하는 방식으로는 주요 영양소가 충분히 흡수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방 성분이 함께 포함될 때 카로티노이드 등 지용성 영양소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진다고 밝혔다.
케일에는 루테인, 알파카로틴, 베타카로틴, 토코페롤, 비타민C, 폴리페놀 등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성분이 포함돼 있다. 연구진은 “케일은 여러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분은 식물 세포소기관 내부에 있어 소화 과정만으로는 충분히 분해·방출되지 않는 구조적 특징을 갖고 있다.
연구 결과 생 케일은 소화 모델에서 카로티노이드 방출량이 매우 낮았다. 반면 조직이 단단한 당근이나 토마토는 가열 과정에서 조직이 풀리며 영양소 방출이 증가하지만, 케일은 조직이 이미 부드럽기 때문에 열을 가해도 큰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가열 여부’가 아니라 ‘지방의 동반 여부’가 케일 영양 흡수의 핵심이라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소화 과정에서 케일 조직은 입→위→장 단계로 이동하며 점차 풀리지만, 지방이 함께 없으면 지용성 성분이 장에서 흡수되기 위해 필요한 ‘미셀’로 이동하기 어렵다. 미셀은 지용성 영양소를 몸속으로 이동시키는 작은 운반체로, 지방이 있을 때 형성된다.
연구진은 기름 기반 드레싱이나 나노 에멀션을 추가하자 카로티노이드 방출량이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방 방울은 소화 과정에서 미세하게 분산되며 식물 조직 사이로 스며들어 영양 성분을 미셀 단계까지 옮기는 데 효과적이었다. 생 케일과 조리된 케일 모두에서 동일한 결과가 관찰됐다.
일상적인 조리 방식에서도 이 원리는 동일하게 적용됐다. 케일을 소스와 함께 볶거나 익히는 방식은 조리 후 드레싱을 따로 넣는 경우와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지방 성분이 포함된 소스는 가열돼도 기능이 유지돼 영양 흡수를 돕는 역할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결과는 케일처럼 조직이 쉽게 풀리는 잎채소는 열을 오래 가해도 영양소 방출이 크게 늘지 않으며, 오히려 적절한 지방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케일 내부의 크로모플라스트·클로로플라스트에 카로티노이드가 분포해 있어 일부는 소화 중 자연스럽게 방출되지만, 완전한 흡수를 위해서는 지방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식물성 식품 연구 관계자는 “드레싱·소스 등 지방을 적절히 활용하면 일상적인 채소 섭취에서도 영양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측은 식물 조직 구조를 고려한 조리법과 식품 개발이 향후 영양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식품영양 분야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