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에서 달걀 가격이 급등하면서 남부 접경지에서 검역을 거치지 않은 달걀 밀수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사무소는 지난해 10월 이후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로부터 압수한 달걀 수량이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라레도 사무소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밀수 사례가 54% 늘어났으며, 전국적으로는 36%의 증가율을 보였다.
달걀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가격이 저렴한 멕시코에서 불법적으로 달걀을 구입해 반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검역상의 이유로 공식 채널을 통한 달걀 반입만 허용하고 있어, 밀수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텍사스주 엘패소 검문소에서는 한 픽업트럭 운전자가 필로폰을 숨겨 반입하려다 적발되었지만, 국경 요원들이 가장 놀랐던 것은 그가 함께 운반한 달걀이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노동부의 소비자물가 통계에 따르면, 12개들이 A등급 대란(大卵)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월 5.90달러(약 8600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1년 전 3달러(약 4300원)에서 2배 상승한 수치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12개들이 달걀 가격이 10달러(약 1만4500원)를 넘기도 했고, 식당에서는 달걀을 포함한 메뉴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미국 내 조류 인플루엔자의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달걀을 사재기하면서 가격 인상과 품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달걀값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법무부는 대형업체들의 담합 의혹을 조사 중이며, 농무부는 최대 10억 달러(약 1조4500억 원)를 투입해 문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