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진, 물속에서 사라지는 플라스틱 개발…해양 오염 해결 기대

  • 등록 2025.08.18 11: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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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간 만에 완전 분해, 미세플라스틱·이산화탄소 배출 없어…상용화 과제는 가격 경쟁력과 생산 인프라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일본 과학자들이 바다에서 녹아 사라지는 플라스틱을 개발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연구 성과는 플라스틱 오염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치명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 보고서를 통해 2040년까지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이 현재보다 최대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매년 수천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 강, 호수 등 수계로 흘러들어가며 미세플라스틱으로 쪼개져 축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양 생물들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생명을 잃거나, 물에 섞여든 독성 물질이 결국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분해 속도와 완전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신물질과학연구센터(CEMS)와 도쿄대학교 공동연구팀은 획기적인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플라스틱이 물속에서 단 2~3시간 만에 완전히 녹아 사라지며, 어떠한 유해 미세플라스틱도 남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BBC 보도에 따르면 연구를 이끈 아이다 다쿠조 교수는 “토양에서도 같은 실험을 진행한 결과, 약 5cm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이 200시간 정도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해양 환경뿐 아니라 토양 오염 문제 해결에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새로운 플라스틱은 해양 쓰레기로 직결되는 포장재나 어업 도구 등 다양한 용도에 적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다만 상용화 시점과 대량 생산 여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업계와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이다 교수는 “일본의 경우 거의 모든 포장재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며 “이 소재로 대체할 수 있다면 환경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신소재는 불에 잘 타지 않고,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특성을 지닌다. 연구팀은 이러한 특성이 지구온난화 문제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다 교수는 “아이들은 자신이 어떤 지구에서 살아갈지 선택할 수 없다. 과학자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미래 세대에 가능한 한 좋은 환경을 물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첫째는 기존 플라스틱이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대규모 생산 설비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가 상용화되려면 이러한 경제적·산업적 장벽을 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견은 ‘플라스틱 시대’라 불리는 현 시점에서 환경 문제의 대안을 제시한 중대한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양학자 실비아 얼은 “지금은 최악의 시대이지만 동시에 최선의 시대이기도 하다. 아직 기회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바로 그 ‘기회’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다만 혁신적인 소재 개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가 일상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실천이 병행되어야 한다. 장바구니로 천 가방을 사용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대신 나무나 금속 식기를 선택하며, 리필이 가능한 물병을 사용하는 등의 작은 행동들이 쌓일 때 환경 변화는 가속화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 일본 과학자들의 성과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으며,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해결할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이 기술이 상용화되고 사회 전반에 확산된다면, 미래 세대가 살아갈 지구는 지금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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