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의류 렌탈이 패션 산업의 환경 부담을 줄이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기업이 수익성 문제로 문을 닫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스웨덴 찰머스 공과대학교(Chalmers University of Technology) 연구진은 보로스 대학교(University of Borås), RISE 연구소와 공동으로 의류 렌탈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과 실효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스웨덴 내 의류 렌탈 기업 9곳을 조사해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성공·실패 요인을 파악했다.
연구에 따르면 렌탈 모델은 △멤버십 기반 △월 구독형 △개별 대여형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틈새시장에 초점을 맞춘 개별 대여형 모델이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높았다. 특히 스키복처럼 특정 목적을 위한 옷을 대여하는 업체들은 사용 지역 인근에서 운영되며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다 린드(Frida Lind) 찰머스대 교수는 “의류 렌탈은 소비자가 소유 대신 필요한 순간만 옷을 사용하는 구조로, 자원 절약에 기여할 수 있다”며 “하지만 수익을 내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렌탈 서비스는 의류의 수거, 세탁, 검수, 재포장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보관 및 물류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구독 기반 서비스를 시도한 업체들은 투자 유치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많았다.
한편, 디자이너나 제조업체 등 공급망과 긴밀히 협력한 기업은 제품 품질과 소비자 만족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어떤 의류가 인기 있는지, 어떤 부분이 자주 손상되는지 등 실시간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시도가 단기적으로 실패하더라도, 옷을 소유하지 않고 빌리는 문화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정부와 정책 결정자들도 지속 가능한 패션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비즈니스 및 산업 마케팅 저널(Journal of Business and Industrial Marketing)’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