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탄소·생물다양성 손실 겹친 농지…소고기·우유 부담 컸다

전 세계 농지 가운데 약 3분의 1에 농업이 초래한 탄소 저장량 감소와 생물다양성 손실의 약 3분의 2가 집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품별로는 소고기와 우유의 비중이 컸고, 생산지의 환경 부담이 무역을 통해 소비국으로 이전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푸드’가 지난 6일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레이던대학교와 옥스퍼드대학교, 중국농업대학교 연구진은 세계 경작지·목초지 자료에 생물량·토양 탄소와 토지 이용 강도, 잠재적 종 손실 지표를 결합했다. 약 5.6㎞ 단위로 환경 손실을 지도화한 뒤 농식품 공급망 자료를 이용해 품목과 소비국까지 추적했다. 연구에서 ‘탄소 손실’은 농업이 한 해 배출한 온실가스가 아니다. 토지를 자연 상태로 뒀을 때 저장할 수 있는 탄소와 현재 저장량의 차이를 뜻한다. 생물다양성 손실도 실제 멸종 종 수가 아니라 토지 이용에 따른 잠재적 종 손실을 추정한 값이다. 연구진은 농업으로 사라진 탄소 저장량을 약 3000억톤으로 추산했다. 농지의 12%에서 탄소 손실의 절반이 발생했고, 탄소와 생물다양성 손실의 약 3분의 2는 농지 3분의 1에 겹쳐 있었다. 주요 집중 지역은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브라질 일부, 서아프리카,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로 나타났다. 전체 농업 환경손실 가운데 식품 소비와 연결된 비중은 83%였다. 이 가운데 동물성 식품은 식품 관련 탄소 손실의 59%, 생물다양성 손실의 71%를 차지했다. 소고기와 우유만으로도 각각 29%와 41%에 달했다. 동물성 식품은 생선을 제외한 세계 열량 공급의 15% 미만, 단백질 공급의 37%를 차지했지만 열량당 탄소 손실은 식물성 식품의 약 8배, 생물다양성 손실은 약 14배로 분석됐다. 국제무역과 연결된 탄소·생물다양성 손실은 식품 관련 손실의 약 18%였다. 브라질은 두 손실의 최대 순수출국, 중국은 최대 순수입국으로 집계됐으며 주요 교역 흐름에서도 동물성 식품의 영향이 컸다. 연구진의 공개 보충자료에서 한국은 탄소와 생물다양성 손실 순수입 규모가 각각 세계 4위로 나타났다. 국내 생산보다 수입 식품 공급망을 통해 외부 지역에 남긴 토지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다만 분석 범위는 경작지와 목초지의 토지 이용에 한정됐다. 식품 가공과 운송, 농업 관련 제조시설 등의 환경영향은 포함되지 않았고 토양 탄소를 비롯한 자료의 기준 시점도 서로 달라 전체 생애주기 환경발자국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 연구진은 손실이 가장 큰 농지 30%를 자연 생태계로 복원할 경우 약 1700억톤의 탄소를 다시 저장하고 농지와 연계된 잠재적 멸종 위험의 약 60%를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식량 생산을 다른 방식으로 충당한다는 전제의 잠재 시나리오다. 고위험 지역 보호와 생산 방식 개선뿐 아니라 토지 수요가 큰 식품의 소비 조정과 수입국의 공급망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손실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결과를 피할 수 있다.

2026-08-07
[기획] 세계 고양이의 날…반려묘 등록은 7만3000마리

오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앞두고 반려묘 등록제의 실효성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고양이 등록은 전국 단위 시범사업으로 확대된 지 5년째지만, 소유자의 자율 참여에 머물러 있다. 2025년 말까지 등록된 고양이는 누적 7만3000마리다. 세계 고양이의 날을 주관하는 인터내셔널 캣 케어(iCatCare)는 올해 ‘#ThinkCAT’을 캠페인 메시지로 제시했다. 고양이 친화적인 돌봄과 교감(C), 연 1회 동물병원 검진(A), 올바른 돌봄 정보와 조언(T)을 통해 고양이의 생애 전반을 살피자는 취지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동물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고양이는 1만6000마리였다. 누적 등록은 7만3000마리로, 등록된 개 360만3000마리와 큰 차이를 보였다. 개는 등록 의무가 있지만 고양이는 자율이라는 제도 차이가 반영된 수치다. 반려묘 등록 시범사업은 2018년 1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작돼 2022년 2월 전국으로 확대됐다. 반려견은 생후 2개월 이상이면 등록해야 하고 미등록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반려묘는 희망하는 소유자가 내장형 무선식별장치를 삽입하는 방식으로만 등록할 수 있으며, 참여하지 않아도 불이익은 없다. 정부의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에 제시된 2024년 국내 반려묘 추정 개체 수는 277만마리다. 추정 개체 수와 등록 누계는 집계 방식과 기준 시점이 달라 등록률로 단순 환산하기 어렵지만, 등록 시스템으로 확인되는 반려묘의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드러난다. 제도 인지도도 낮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반려동물 소유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고양이 등록 시범사업을 어느 정도 이상 알고 있다는 응답은 25%에 그쳤다. 응답자의 65.2%는 시범사업이 필요하다고 봤으며, 이들 652명 가운데 89.5%는 반려묘 등록 의무화에 찬성했다. 잉글랜드는 2024년 6월부터 반려묘의 마이크로칩 등록을 의무화했다.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를 포함해 생후 20주 전까지 등록하고 소유자 정보를 최신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최대 500파운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사람에게 거의 의존하지 않는 야생화된 고양이와 농장 고양이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등록제는 유실된 고양이의 소유자를 확인하는 수단인 동시에 동물복지 정책의 기초 자료가 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등록대상 확대와 함께 절차 간소화, 변경 신고의 실효성 제고, 정보 관리 플랫폼 개선, 취약계층 등록비 지원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의무화 여부뿐 아니라 등록 접근성과 정보 갱신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26-08-07
제주 불법도축 농장서 퇴역 경주마 확인…구호체계 점검 요구

제주시 중산간의 말 농장에서 불법도축 정황이 확인된 가운데 현장에 남아 있던 말 가운데 한 마리가 퇴역한 지 20여 일 된 경주마로 파악됐다. 동물단체들은 한국마사회의 말 긴급구호 신고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며 보호체계와 퇴역마 이력관리 전반의 점검을 요구했다. 사단법인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과 사단법인 제주행복이네협회는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지난달 31일 제주시와 자치경찰의 합동점검 과정에서 훼손된 말 사체와 도축 흔적, 말고기와 흑염소 사체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농장주는 말 불법도축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두 단체는 농장주를 동물보호법과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단체들이 지난 3일 현장을 다시 찾았을 당시에는 말 4마리와 흑염소 1마리가 농장에 남아 있었다. 단체 측은 한국마사회의 말 긴급구호체계에 네 차례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으며 제주도청도 연락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남은 동물들은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상태였다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7월 말 학대·방치 신고를 일원화하기 위해 말 보호 모니터링센터를 개설했다. 센터는 주 7일 신고를 받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마사회 현장지원팀을 연계해 학대 여부 확인과 긴급 구조·보호를 지원하는 체계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신고 접수와 현장 대응이 운영 기준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농장에 남아 있던 말 가운데 한 마리는 5살 암말 ‘천행챗’으로 확인됐다. 한국마사회 말 등록자료상 천행챗은 경주에 40차례 출전해 2승을 거뒀으며 수득상금은 1억4675만원이다. 단체는 천행챗이 지난달 16일 퇴역해 승용마로 용도가 변경된 뒤 해당 농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천행챗의 소유 관계와 이동 경로, 승용마 용도 변경 이후 관리 과정을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모든 말의 출생부터 이동, 소유자·용도 변경, 사망까지 관리하는 전 생애 이력체계 구축과 제주지역 말 농장 및 말고기 유통 과정에 대한 조사도 촉구했다.

2026-08-05
[심층] AI 여행사는 왜 투우를 골랐나…동물복지 빠진 기본값

AI가 여행 일정 추천을 넘어 표를 검색하고 결제까지 대신할 때 동물복지는 선택 기준에 포함될까. 최근 공개된 실험에서는 주요 AI 모델이 별도 지침이 없는 상태에서 투우, 돌고래 체험, 코끼리 타기 등 동물 이용 관광을 피하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난달 6일 수정 공개한 사전논문에서 AI 여행 에이전트의 동물복지 판단을 측정하는 ‘TAC(Travel Agent Compassion)’ 벤치마크를 제시했다. 5개 계열의 AI 모델 10개를 대상으로 해양동물 전시, 동물 승용·견인, 동물경주, 동물 공연, 동물 싸움, 야생동물 이용 등 6개 분야 13개 상황을 평가했다. 각 상황에는 6~8개 선택지를 넣고 동물을 이용하는 항목과 대체 체험을 함께 배치했다. 세비야 사례에서는 사용자가 현지의 대표적인 문화 공연을 요청하자 투우 관람이 가장 직접적인 일치 항목으로 제시됐다. 플라멩코 공연과 알카사르 야간 투어 등은 동물을 이용하지 않는 대안이었다. 연구진은 가격과 평점, 노출 순서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각 상황을 네 가지 방식으로 바꿨다. 13개 상황은 52개 프롬프트로 늘었고 이를 세 차례 반복해 모델당 156건을 평가했다. 동물복지를 존중하는 선택지가 전체의 평균 65%를 차지해 무작위 선택의 기준선도 65%로 설정됐다. 중립적인 여행 예약 서비스 설정에서는 10개 모델 가운데 기준선을 넘은 모델이 없었다. 가장 높은 모델은 64.7%로 무작위 수준과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고, 나머지 9개는 기준선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최저 점수는 19%였으며 구매 완료율은 87~100%로 나타나 단순한 도구 사용 실패만으로 결과를 설명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이 3120개 대화 기록을 자동 점검한 결과 모델이 평가 상황을 알아챘다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하나의 판정 모델만 사용한 점은 한계로 남았다. 결과는 AI가 사용자 요청과 가장 가까운 항목을 우선하는 과정에서 동물복지 비용을 별도 조건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를 동물 이용 관광을 적극 선호한다는 증거라기보다 관련성 최적화와 복지 목표가 기본 설정에서 충돌한 결과로 해석했다. 사람 여행사가 같은 조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비교한 자료가 없어 AI만의 결함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반면 사람과 동물, 지역에 이로운 경험을 중시한다는 윤리적 브랜드 정체성을 시스템 설정에 넣자 모든 모델의 동물복지 선택률이 17~77%포인트 올랐다. 이는 모델 안에 복지 관련 판단 능력이 존재할 가능성과 함께, 실제 결과가 서비스의 운영 원칙과 시스템 지침에 크게 좌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향상이 동물복지 판단 때문인지 전반적인 지시 이행 능력 때문인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활동별 차이도 컸다. 하와이 돌고래 수영 사례의 평균 복지 선택률은 83%였지만 올랜도 해양공원은 1%였고, 태국 코끼리 타기는 45%, 모로코 낙타 타기는 2%였다. 연구진은 특정 활동을 둘러싼 공공 담론에서 동물복지 문제가 얼마나 두드러졌는지가 모델의 선택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13개 상황만 다뤘고 동물 이용 여부 분류도 연구진 판단에 의존했다. 동물복지·관광 전문가의 독립 검증과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은 사전논문이라는 한계도 있다. 그럼에도 AI가 예약과 구매 권한을 갖는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동물 이용 여부를 사용자 선호나 사업자 운영 원칙에 명시하고, 답변이 아닌 실제 행동 단계에서 점검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2026-08-05
[심층] 공기와 전기로 단백질 만든다…농장 없는 식탁 가능할까

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재생전력으로 미생물을 키워 만든 단백질이 미국 소비자용 제품에 들어갔다. 농지와 가축에 의존하지 않는 식품 생산이 연구실을 넘어 시장으로 이동했지만 대규모 전력과 설비, 물, 영양물질이 필요해 말 그대로 ‘공기만으로 만드는 식품’은 아니다. 핀란드 솔라푸즈가 생산하는 미생물 단백질 ‘솔레인’은 물을 전기분해해 얻은 수소와 산소, 이산화탄소를 미생물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암모니아와 무기질을 함께 넣어 발효조에서 배양한 뒤 미생물 세포를 분리·건조하면 분말 형태의 식품 원료가 남는다. 솔라푸즈는 지난 6월 2일(현지시간) 솔레인이 들어간 단백질 분말이 미국에서 시험 판매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미국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첫 솔레인 함유 제품이다. 솔레인은 미국에서 자체 안전성 평가 방식인 ‘셀프 어펌드 GRAS’ 지위를 확보했으며, 미 식품의약국(FDA)의 별도 이의 없음 서한은 아직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생산시설 확대도 추진되고 있다. 비즈니스 핀란드는 지난 6월 17일(현지시간) 솔라푸즈의 ‘팩토리 02’ 건설과 가동에 보조금과 연구개발 대출을 합쳐 7780만유로를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지원은 회사의 최종 투자 결정과 전체 자금 조달을 조건으로 한다. 회사 계획상 팩토리 02의 1단계 생산능력은 연간 3200톤이며 2028년 말 가동이 목표다. 2029년에는 연간 6400톤으로 확대한다. 현재 연간 최대 160톤을 생산하는 팩토리 01과 비교하면 40배 규모지만 최종 투자 결정과 고객 계약, 유럽연합 식품 승인 등이 남아 있다. 비용과 환경성을 분석한 연구도 나왔다. 2025년 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된 연구는 생산 여건이 좋은 지역의 단백질 1㎏당 비용이 2028년 5.5~6.1유로에서 2030년 4.0~4.5유로, 2050년 2.1~2.3유로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재생에너지와 전기분해 설비 가격 하락, 대형 공장의 학습효과를 전제로 한 모델 결과다. 연구진의 비교에서는 토지와 물 사용을 콩 단백질보다 줄일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전력 수요는 더 컸다. 온실가스 감축 여부도 재생전력 공급과 설비 효율에 좌우된다. 이 기술은 농장을 없애기보다 단백질 생산 거점을 밭과 축사에서 발효조와 에너지 시설로 옮기는 방식에 가깝다. 미래 식탁의 범위는 공기보다 이를 단백질로 바꾸는 전력과 생산비, 식품 승인 체계가 결정하게 된다.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