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사육곰 금지 뒤에도 농가 임시보호…이송은 2027년까지

웅담 채취를 목적으로 이어진 국내 곰 사육이 올해 법적으로 종식됐다. 그러나 사육 금지와 보호시설 이송은 동시에 끝나지 않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6월 30일 집계한 국내 사육곰은 262마리로, 보호시설에서 관리되는 개체는 43마리였다. 나머지 219마리는 9개 농가에 머물렀다. 국내 곰 사육은 1981∼1985년 농가 소득 증대를 명분으로 곰을 수입하면서 시작됐다. 정부와 농가,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는 2022년 사육 종식 협약을 맺었고, 개정 야생생물법에 따라 올해 1월 1일부터 농가의 곰 소유·사육·증식과 웅담 채취가 금지됐다. 관련 벌칙과 몰수 규정에 둔 6개월 계도기간도 6월 30일 종료됐다. 계도기간 동안 9개 농가 가운데 8곳이 147마리에 대한 양도·양수 계약 등 구조 조치에 합의했다. 보호시설이 확보되기 전까지 일부 개체의 소유권을 국가나 구례군으로 이전하고 농가가 임시 보호하는 체계가 가동된다. 정부는 사육비와 건강관리, 시설 개선을 지원하고 동물단체는 관리 상태를 점검한다. 6월 말 기준 보호시설로 옮겨진 곰은 전남 구례 공영시설 28마리와 강원 화천 민간 시설 15마리다. 전체 사육곰의 약 16%에 그친다. 정부는 구례 시설과 공영동물원 등에 25마리를 우선 이송해 보호 공간의 공백을 줄일 계획이다. 공사 중인 충남 서천 보호시설과 민간 시설이 가동되면 104마리가 추가로 이동한다. 기존 보호 개체와 우선 이송 대상을 더해 연내 172마리, 전체의 약 65%를 보호시설에서 관리한다는 목표다. 계획대로 진행되려면 시설 완공과 개체별 이송 절차가 일정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 연말 이후에도 약 90마리를 수용할 공간은 추가로 필요하다. 정부는 공영·민간 보호시설 확충을 예산 당국과 협의하고, 시민단체가 추진하는 해외 생츄어리 이송도 행정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시설 확보가 늦어질 경우 농가의 임시 보호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곰 사육 종식은 웅담 채취를 위한 산업을 중단한 제도적 전환이다. 다만 모든 개체가 기존 사육시설을 벗어나 적절한 공간에서 생애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 현장의 종식도 완성된다. 2027년까지 이어지는 이송과 추가 시설 확보가 40여 년 묵은 문제를 마무리할 마지막 과제로 남았다.

2026-08-17
[심층] EU 식품포장 PFAS 제한…재활용 넘어 안전성까지

유럽연합(EU)이 식품과 접촉하는 포장재의 과불화화합물(PFAS) 함량 제한을 시작했다. 포장재의 재활용 여부뿐 아니라 화학물질 안전성과 감량, 재사용까지 제품 설계 단계에서 관리하는 체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EU에 식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도 대응 과제가 생겼다. EU의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은 지난 12일부터 식품 접촉 포장재를 대상으로 PFAS 함량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개별 PFAS는 25ppb, 표적 분석 대상 PFAS 합계는 250ppb, 고분자 PFAS를 포함한 전체 함량은 50ppm 이상일 경우 EU 시장에 출시할 수 없다. 시행 전 생산된 포장재에도 별도의 재고 소진 유예는 없다. 지난 12일 이후 EU 시장에 처음 공급되는 포장식품은 새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시행 전에 이미 시장에 출시된 제품은 회수하지 않아도 된다. PFAS는 물과 기름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 특성 때문에 테이크아웃 용기와 패스트푸드 포장지, 제빵용 종이, 피자 상자 등에 사용돼 왔다. 자연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환경과 인체에 축적될 수 있어 ‘영원한 화학물질’로도 불린다. 이번 규정은 유해물질 제한에 그치지 않는다. 2028년부터 포장재의 재질과 분리배출 정보를 담은 통합 표시체계가 순차 적용된다. 재활용 가능 설계와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생원료 함량, 과대 포장과 일부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제한, 재사용·리필 목표 등은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EU에 포장식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도 포장재 공급망과 원료 정보를 다시 살펴야 한다. PFAS 시험 결과와 포장재 구성 자료를 확보하고 현지 수입자에게 제공할 기술문서와 적합성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이 수출 관리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식물성 대체식품을 비롯한 비건 식품도 동일한 포장 기준을 적용받는다. 국내에서도 식품용 기구·용기·포장 제조에 PFOS와 PFOA, PFHxS 등 과불화화합물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EU는 여기에 정량 기준과 시장 출시 요건, 기술문서, 표시·재활용 체계를 하나의 규정으로 연결했다. ‘친환경 포장’의 판단 기준이 재활용 소재 사용에서 유해물질 관리와 포장 감량, 재사용 가능성까지 넓어지고 있다.

2026-08-15
[심층] 케이지 벗어나면 친환경일까…동물복지 달걀의 딜레마

동물복지를 위해 산란계를 케이지 밖에서 사육하면 환경 부담도 줄어들까. 영국의 달걀 생산량을 유지한 채 사육체계를 바꾸는 시나리오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유기 방사 사육으로 전면 전환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과 토지 이용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연구진은 이를 케이지 사육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29일 국제학술지 ‘로열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에 공개된 연구는 영국의 달걀 생산체계를 개선형 케이지, 평사, 일반 방사, 유기 방사로 구분하고 8개 전환 시나리오를 비교했다. 모든 시나리오에서 달걀 생산량은 동일하게 유지하고 온실가스 배출, 부영양화, 산성화, 토지 이용과 사육 중 폐사 규모 등을 추산했다. 현재의 사육방식 혼합 구조를 유기 방사 100%로 바꾸는 시나리오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60% 증가하고 필요한 토지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케이지프리 체계로 옮길 때 같은 양의 달걀을 생산하려면 더 많은 산란계와 사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환경 부담을 가른 주요 요인은 사료 효율이었다. 유기 방사 체계에서는 달걀 1㎏을 생산하는 데 투입되는 사료가 많고 유기 사료작물의 단위면적당 수확량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사료 생산량과 사육 개체 수가 늘면 경작지뿐 아니라 분뇨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수질·토양 오염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케이지 사육의 낮은 배출량을 곧바로 높은 지속가능성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케이지프리 사육은 닭이 걷거나 날개를 펴고 횃대에 오르는 등 자연스러운 행동을 할 여지를 넓힌다. 이번 연구의 동물복지 평가는 주로 사육 중 폐사율과 달걀 생산에 필요한 개체 수에 초점을 맞춰 행동의 자유나 개체가 겪는 고통의 정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하지는 않았다. 연구에 사용된 생산자료가 2009~2010년에 수집됐다는 점도 한계다. 이후 품종과 사료, 질병 관리, 방사장 운영 기술이 달라진 만큼 현재의 유기·방사 농장에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연구진도 해당 자료가 영국 사육체계를 포괄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자료이지만 최근의 생산성 향상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인정했다. 이번 결과는 동물복지와 환경을 서로 대체할 목표로 볼 때 생기는 문제를 보여준다. 사육공간을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케이지프리 체계의 질병과 폐사, 사료 효율, 분뇨 관리까지 함께 개선해야 복지 향상에 따른 환경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산란계 정책은 영국 연구가 가정한 전면적인 케이지프리 전환과는 차이가 있다. 정부는 기존 케이지의 마리당 사육면적을 0.05㎡에서 0.075㎡로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존 농가는 2027년부터 적용 대상이 된다. 난각번호 1번은 방사, 2번은 평사, 3번은 개선된 케이지, 4번은 기존 케이지를 뜻해 사육면적 확대가 곧 케이지 철폐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동물복지 달걀을 둘러싼 논의도 사육방식의 명칭만으로 환경성과 복지 수준을 판단하기보다 사료 투입량과 폐사율, 행동환경, 토지 이용을 함께 비교하는 방향으로 넓어질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는 케이지프리 전환을 늦춰야 한다는 근거보다 복지와 환경을 동시에 개선할 생산체계가 필요하다는 과제를 남겼다.

2026-08-12
[심층] 폭염 기간 사자 3마리 폐사…동물원 기후 적응 과제

일본 도쿄 다마동물공원에서 암사자 3마리가 급격한 폭염이 이어진 기간에 잇따라 폐사했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여러 개체가 동시에 건강 이상을 보인 이번 사례는 기후위기 시대 전시동물의 사육환경과 폭염 대응 기준을 다시 묻게 한다. 다마동물공원이 지난 3일 공개한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사육 중이던 사자 16마리 가운데 2마리에게 식욕 부진과 활동성 저하가 나타났다. 같은 증상을 보인 개체는 나흘 만에 10마리로 늘었고, 일부는 일어서지 못하거나 의식을 잃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했다. 3세 ‘무기’는 지난달 28일, 11세 ‘이치고’는 31일, 15세 ‘루에나’는 이달 2일 각각 폐사했다. 병리해부에서는 세 마리 모두 전신 탈수와 다발성 장기부전이 확인됐다. 공원은 더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종 사인은 검사 결과가 나온 뒤 확정할 방침이다. 공원은 이전부터 야외 방사장에 그늘을 확보하고 실내에 송풍 장치를 두는 한편 야간 환기를 시행해 왔다. 건강 이상이 확산하자 지난달 23일부터 사자 전시와 라이언버스 운행을 중단하고 살수·송풍과 수액 치료를 진행했다. 이후 비공개 사육공간에 이동식 냉방기와 업무용 송풍기를 추가했다. 기존의 여름철 관리만으로 급격한 기온 상승에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점은 동물원 기후 적응이 단순한 그늘과 물 공급을 넘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북미동물원수족관협회는 지역별 기후 영향에 맞춘 적응 전략이 필요하며, 사막 기후에 적응한 동물도 장기간 이어지는 극한 고온에서는 생리적 한계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야생동물은 서식지 안에서 그늘이나 물가, 바람이 통하는 곳을 찾아 이동할 수 있지만 전시동물의 선택 범위는 시설이 제공하는 공간으로 제한된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도 폭염 대응에서 냉방이 가능한 실내 대피공간과 은신처, 그늘, 물을 함께 제공하고 과도한 헐떡임이나 무기력 등 개체의 행동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국내 제도도 동물원 조사 항목에 온도·습도·채광 등 서식환경과 건강·복지 상태를 포함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제2차 동물원 관리 종합계획’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동물복지 평가와 사육 전문성 강화를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다만 실제 폭염 대응에서는 종별 특성과 나이, 질환 여부, 습도, 야간 기온까지 반영한 시설별 기준이 필요하다. 다마동물공원의 사자 폐사는 사인이 확정되기 전까지 폭염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여러 개체가 짧은 기간에 같은 증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냉방시설의 수용 능력과 관찰 주기, 선제적 전시 중단 기준을 점검할 필요성은 분명해졌다. 관람 일정과 운영 편의보다 동물이 더위를 피할 선택지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기후 적응형 동물원의 출발점이다.

2026-08-10
[심층] 탄소·생물다양성 손실 겹친 농지…소고기·우유 부담 컸다

전 세계 농지 가운데 약 3분의 1에 농업이 초래한 탄소 저장량 감소와 생물다양성 손실의 약 3분의 2가 집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품별로는 소고기와 우유의 비중이 컸고, 생산지의 환경 부담이 무역을 통해 소비국으로 이전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푸드’가 지난 6일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레이던대학교와 옥스퍼드대학교, 중국농업대학교 연구진은 세계 경작지·목초지 자료에 생물량·토양 탄소와 토지 이용 강도, 잠재적 종 손실 지표를 결합했다. 약 5.6㎞ 단위로 환경 손실을 지도화한 뒤 농식품 공급망 자료를 이용해 품목과 소비국까지 추적했다. 연구에서 ‘탄소 손실’은 농업이 한 해 배출한 온실가스가 아니다. 토지를 자연 상태로 뒀을 때 저장할 수 있는 탄소와 현재 저장량의 차이를 뜻한다. 생물다양성 손실도 실제 멸종 종 수가 아니라 토지 이용에 따른 잠재적 종 손실을 추정한 값이다. 연구진은 농업으로 사라진 탄소 저장량을 약 3000억톤으로 추산했다. 농지의 12%에서 탄소 손실의 절반이 발생했고, 탄소와 생물다양성 손실의 약 3분의 2는 농지 3분의 1에 겹쳐 있었다. 주요 집중 지역은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브라질 일부, 서아프리카,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로 나타났다. 전체 농업 환경손실 가운데 식품 소비와 연결된 비중은 83%였다. 이 가운데 동물성 식품은 식품 관련 탄소 손실의 59%, 생물다양성 손실의 71%를 차지했다. 소고기와 우유만으로도 각각 29%와 41%에 달했다. 동물성 식품은 생선을 제외한 세계 열량 공급의 15% 미만, 단백질 공급의 37%를 차지했지만 열량당 탄소 손실은 식물성 식품의 약 8배, 생물다양성 손실은 약 14배로 분석됐다. 국제무역과 연결된 탄소·생물다양성 손실은 식품 관련 손실의 약 18%였다. 브라질은 두 손실의 최대 순수출국, 중국은 최대 순수입국으로 집계됐으며 주요 교역 흐름에서도 동물성 식품의 영향이 컸다. 연구진의 공개 보충자료에서 한국은 탄소와 생물다양성 손실 순수입 규모가 각각 세계 4위로 나타났다. 국내 생산보다 수입 식품 공급망을 통해 외부 지역에 남긴 토지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다만 분석 범위는 경작지와 목초지의 토지 이용에 한정됐다. 식품 가공과 운송, 농업 관련 제조시설 등의 환경영향은 포함되지 않았고 토양 탄소를 비롯한 자료의 기준 시점도 서로 달라 전체 생애주기 환경발자국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 연구진은 손실이 가장 큰 농지 30%를 자연 생태계로 복원할 경우 약 1700억톤의 탄소를 다시 저장하고 농지와 연계된 잠재적 멸종 위험의 약 60%를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식량 생산을 다른 방식으로 충당한다는 전제의 잠재 시나리오다. 고위험 지역 보호와 생산 방식 개선뿐 아니라 토지 수요가 큰 식품의 소비 조정과 수입국의 공급망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손실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결과를 피할 수 있다.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