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 최유리 기자] 최근 특정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세포 수준의 생물학적 나이를 되돌리거나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대학의 제이미 L. 비야누에바 교수와 미국자연의학국립대학교의 라이언 브래들리 교수 연구팀은 식단과 생활습관이 DNA의 후성유전학적 나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메틸 어댑토젠(methyl adaptogens)이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고 학술지 '에이징 US(Aging-US)'에 최근 게재했다.
연구진은 50~72세의 건강한 남성 43명을 대상으로 8주간 진행된 '메틸화 식단 및 생활방식(MDL)' 연구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단과 운동, 명상, 수면 개선 등 생활습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의 생물학적 나이를 DNA 메틸화(DNA methylation)로 측정하는 ‘호르바스 시계(Horvath’s clock)’로 분석한 결과,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한 참가자들은 평균 2년의 생물학적 나이가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은 대조군은 생물학적 나이가 평균 1년 증가했다.
연구팀은 특히 강황, 로즈마리, 마늘, 베리류, 녹차, 우롱차와 같은 메틸 어댑토젠이 풍부한 식품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생물학적 나이 감소와 유의미한 연관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 식품에는 녹차의 EGCG, 강황의 커큐민, 마늘의 알리신, 베리류의 안토시아닌 등 노화를 촉진하는 효소를 억제하고 세포의 핵심 기능을 보호하는 성분이 풍부하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식품들의 섭취는 체중 감량이나 기존 생물학적 나이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DNA 메틸화 변화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지중해식, 전통 일본식, DIRECT PLUS 연구 등 폴리페놀이 풍부한 다른 식단 연구들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즉, 특정 식물성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DNA의 노화 과정을 억제하거나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참가자가 대부분 고학력 백인 남성으로 제한돼 있어 결과의 일반화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음식 선택이 세포 노화를 지연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며 "향후 보다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