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정 기자] 가을 들어 전국 곳곳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10월 중순 이후 수도권과 충청권의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는 ㎥당 25마이크로그램을 넘어서며 ‘나쁨’ 단계가 잦아졌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평년 대비 1.4배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가을철 정체된 대기와 국외 유입 오염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0월은 난방 전환기에 접어드는 시기로,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와 함께 급증하기 쉽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주요 도시의 대기질은 지난주부터 악화되기 시작해 지난 18일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각각 28, 30, 27마이크로그램으로 집계됐다. 이는 WHO 권고 기준(15마이크로그램)의 약 2배 수준이다.
도시권에서는 차량 배출가스와 산업단지의 오염물질 배출이 여전히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대 차량 정체 구간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순간적으로 2배 이상 상승한다”며 “친환경차 확대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발 스모그의 영향도 여전하다. 기상청은 지난 17일부터 북서풍을 타고 중국 내륙의 오염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충청·전라권까지 미세먼지 주의보가 확대된 상태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가을철 대기질 집중 관리기간’을 오는 11월 말까지 운영한다. 이 기간 동안 공공기관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률을 최대 80% 수준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생활 속 배출 저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후환경네트워크 관계자는 “개인 차량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작은 실천이 누적되면 대기질 개선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시민 참여형 공기질 모니터링 사업을 확대 중이다. 경기 김포시는 미세먼지 센서를 시민단체에 무료 대여하고, 인천시는 어린이집과 학교를 중심으로 공기청정기 점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을철이 ‘겨울 고농도 시즌’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도권대기환경청 측은 “11월 이후 난방 수요가 늘면 초미세먼지 농도는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이달 말까지 시민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