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이용학 기자] 겨울철 난방으로 실내가 건조해지면 코막힘이 잦아지면서 아이가 잠든 사이 입을 벌린 채 숨을 쉬는 모습을 보게 된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감기 탓이나 일시적인 증상으로 넘기기 쉽지만, 성장기 아이의 ‘입 벌림’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구강 기능 불균형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수면 중 이갈이나 구강호흡이 반복되면 치아 배열은 물론 턱의 성장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소아교정 상담이 필요한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구강호흡은 코가 막혀 어쩔 수 없이 입으로 숨 쉬는 상황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입이 열린 상태가 지속되면 혀가 입천장에 안정적으로 닿기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위턱의 폭이 좁아지거나 치열이 V자 형태로 모이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또한 입안이 쉽게 마르면서 충치나 잇몸 염증 위험이 커지고, 수면의 질 저하로 낮 동안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구강호흡은 단순한 호흡 습관을 넘어 치아 부정렬과 부정교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갈이는 성장기 아이에게 비교적 흔히 관찰되지만, 판단의 기준은 빈도와 강도다. 소리가 크거나 거의 매일 반복되고, 아침에 턱 근육의 불편감이나 치아 시림이 동반된다면 원인 평가가 필요하다. 의료계에서는 이갈이가 정서적 스트레스, 수면 중 호흡 문제, 교합 간섭이나 특정 형태의 부정교합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이를 간다는 사실보다, 원인이 무엇인지와 치아 마모가 교합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관찰 신호는 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낮에도 무심코 입이 벌어져 있거나 입술이 쉽게 트고, 음식을 씹을 때 한쪽만 사용하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기능 불균형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앞니가 반대로 물리거나 어금니만 닿고 앞니가 뜨는 양상, 덧니처럼 겹쳐 나는 치아,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부족해 보이는 혼잡이 함께 보이면 치아 부정렬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자세 습관, 손가락 빨기나 혀 내밀기 같은 구강 습관, 코막힘을 유발하는 상기도 문제 등이 맞물려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단일 증상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소아교정은 치아 배열을 바로잡는 치료로만 인식되기 쉽지만, 성장기에는 턱뼈 성장 시기를 고려해 기능과 공간을 함께 조정하는 접근도 검토된다. 따라서 조기 발견의 핵심은 특정 증상을 곧바로 교정 치료로 연결하기보다, 입 벌림·구강호흡·이갈이 같은 신호가 치아 부정렬로 이어지고 있는지, 또는 비염이나 편도·아데노이드 비대, 습관성 자세 등 다른 원인이 있는지를 구분하는 데 있다. 진료 현장에서는 치아 맹출 순서와 턱의 좌우 균형, 치아 마모 정도, 교합 접촉 상태, 구강 위생을 종합적으로 살피며 필요에 따라 다른 진료과와의 협진 여부도 검토한다.
마음쏙소아치과 김희주 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아교정 상담에서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은 치아가 가지런한지보다 아이가 코로 편하게 숨을 쉬는지, 입술이 자연스럽게 닫히는지, 수면 중 이갈이나 코골이가 동반되는지 같은 기능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혼합치열기에는 작은 습관도 치열 공간과 턱 성장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사진이나 외형만으로 판단하기보다 구강 내 마모 정도, 혀와 입술의 위치, 교합 접촉, 호흡 환경을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며 “치료가 필요하더라도 방법과 시점은 아이의 성장 속도와 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