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일본 식품기업 아지노모토가 이산화탄소로 만든 단백질 크리머와 콩이 없는 커피를 결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제품은 핀란드 솔라푸즈(Solar Foods)와 싱가포르 스타트업 프리퍼(Prefer)가 협력한 결과물로,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다.
아지노모토는 싱가포르에서 ‘GRe:en Drop Coffee’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음료 라인을 공개했다. 이 커피는 프리퍼의 대체 커피 원료 ‘프리퍼로스트(PreferRoast)’를 사용해 기존 커피 함량의 30%를 대체하고, 솔라푸즈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만든 단백질 ‘솔레인(Solein)’을 활용한 비유제품 크리머를 적용했다.
프리퍼로스트는 식품 산업 부산물을 미생물 발효해 얻은 재료를 로스팅한 것으로, 커피의 향과 맛을 구현한다. 현재는 쌀 부스러기와 병아리콩 등을 원료로 사용하며, 기존 커피보다 탄소 배출량이 8.8배 낮다. 프리퍼 측은 “커피 생산 과정의 물 사용량과 토지 점유율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솔라푸즈의 솔레인은 전통적인 농경 방식 없이 이산화탄소, 수소, 산소를 이용한 미생물 발효로 생산된다. 이 단백질은 단백질 함량 78%, 지방 6%, 식이섬유 10%를 포함하고 철분과 비타민B군을 함유한다. 회사 측은 솔레인을 “지구상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단백질”이라고 소개하며,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이 일반 육류의 1%, 식물성 단백질의 20%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번 커피는 싱가포르 오션 파이낸셜 센터에서 일주일간 한정 공개되며, 오트밀크와 솔레인 크리머를 혼합한 라떼 등 두 가지 음료로 선보인다. 프리퍼의 공동창업자 제이크 버버는 “아지노모토와의 협력은 커피 산업의 지속가능한 전환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콩 없이도 깊은 풍미와 균형 잡힌 맛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아지노모토는 이번 협업을 통해 커피와 유제품 사용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을 완화하고, 식품 자원의 다변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유제품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약 4%를 차지하며, 특히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8배 강한 온난화 효과를 지닌다. 커피 생산 역시 1잔당 140리터의 물이 필요할 만큼 환경 부담이 크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배지 감소로 커피 원두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전년 대비 80% 상승해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초 뉴욕 선물시장에서는 파운드당 4.34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우유 생산량 또한 2050년까지 폭염으로 4%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지노모토는 솔라푸즈 외에도 호주 v2푸드, 미국 데어링푸즈 등과 협력해 식물성 단백질 및 동물성 대체 단백질 제품을 개발 중이다. 프랑스 스타트업 스탠딩 오베이션과는 동물 없는 카세인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으며, 지방 대체 기술 기업 패타스틱테크놀로지스와도 협업하고 있다.
솔라푸즈의 후안 베니테즈 가르시아 최고영업책임자는 “비유제품 크리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솔레인 크림은 커피에 부드럽고 풍부한 질감과 단백질을 더한다”고 밝혔다.
한편 프리퍼는 올해 420만달러의 투자 유치를 완료하고, 호주와 뉴질랜드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회사는 “아지노모토와의 협력을 통해 태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