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지구온난화를 개인의 삶에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여론조사기관 갤럽(Gallup)이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8%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자신의 생활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44%에서 상승한 수치로, 20여 년간의 조사 중 가장 높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전역의 성인 10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63%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지난해 59%에서 4%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는 응답은 23%로 줄었고,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은 12% 수준으로 유지됐다.
기후위기에 대한 ‘걱정’ 수준은 큰 변동이 없었다. ‘매우 걱정된다’는 응답이 40%, ‘다소 걱정된다’는 응답이 23%로, 두 항목을 합치면 63%에 달했다. 갤럽은 “이 수치는 2017년 이후 꾸준히 6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며 “위기의식은 커졌지만 개인의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정도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2%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오염 때문”이라고 답했고, 34%는 “자연적 변화”라고 인식했다. 이는 사회 내부에서 여전히 인식 차이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치 성향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의 91%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답했지만, 공화당 지지층은 31%에 그쳤다. 독립 성향 응답자는 66%로 집계됐다.
한편 ‘언론이 지구온난화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평가도 눈에 띈다. 갤럽에 따르면 응답자의 41%는 “언론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과장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38%, “적절하게 보도하고 있다”는 20%였다. 이는 기후위기 보도가 정치적 논쟁 속에서 과도하게 소비되거나, 일부 매체의 자극적 보도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환경 전반에 대한 우려를 살펴보면, 지구온난화에 대한 걱정 수준은 식물·동물의 멸종(64%)이나 열대우림 파괴(67%)와 비슷했다. 그러나 ‘수질 오염’(80%)이나 ‘폐기물 처리 문제’(78%) 등 생활과 밀접한 환경 이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갤럽은 “기후변화가 장기적 위협으로 인식되는 반면, 일상에서 체감되는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더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기후변화가 추상적인 환경 이슈를 넘어 ‘생활 위협’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정책적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부와 언론이 경각심 조성 단계를 넘어 실질적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