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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국내 첫 '세계비건기후행진' 부산서 개최 “우리가 먹는 것이 지구의 날씨가 될거야”

 

[비건뉴스 최유리 기자] “우리가 먹는 것이 지구의 날씨다!”

 

지난 6일 부산시민공원 기후 위기 시계 앞 백 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시계가 가리킨 숫자 6은 우리가 기후위기에 대응할 시간이 6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에 경각심을 느낀 시민들이 생명을 지키는 비거니즘을 외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다.

 

비거니즘(Veganism)이란 음식이나 옷 등 어떤 목적을 위해서건 상관 없이, 삶에서 모든 형태의 동물 착취와 학대를 최대한 배제하고, 인간의 건강, 생태계, 동물의 생명을 살리는 철학이자 삶의 방식이다. 식습관에 있어서는 동물에서 유래된 모든 종류의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을 말한다. 더 나아가 동물과 인간과 환경 모두를 위해 동물을 이용하지 않는 대안을 장려하고 개발한다.

 

세계비건기후행진을 기획한 채식평화연대 권빛나리 활동가는 비거니즘을 우리말로 하면, 죽임의 반대 즉, ‘살림’이라고 표현했다.

 

 

행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세계비건기후행진(Worldwide Vegan Climate March)으로 부산과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 진행됐다. 부산에서 열린 세계비건기후행진에는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베지닥터, 비건교사 나는냥, 세계비건기후행진 기획단, 채식평화연대, 칭하이무상사국제협회(가나다순)를 비롯해 부산, 울산, 경남, 제주도 등 전국 30여개의 단체가 연대했다.

 

행진 참여자들은 가죽제품과 모피 제품을 들거나 입지 않은 채, 전적으로 비거니즘을 지향했고 새로운 시위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시민들을 향해 평화의 어조로 다가가기를 약속했다. 

 

 

행진은 오후 2시 부산시민공원에서 출발해 서면 교차로를 지나 범내골역 5번 출구까지 약 35분간 이어졌다. 행진 참여자들은 지구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을 경시하는 인간의 태도가 기후위기를 유발했으며 스스로 공멸의 위기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공멸에서 공존으로 나아가기 위해 개인과 기업, 정부는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 비거니즘을 채택하고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동물 착취와 생태계 착취를 멈추는 조약인 ‘식물 기반 조약’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식물 기반 조약은 2021년 8월 시작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지지를 얻고있다. 특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과학자들, 노벨상 수상자들, 책임 있는 의료를 위한 의사회(PCRM), 그리고 1000여 개의 단체들과 1000여 개의 기업, 그리고 수만 명의 개인이 지지를 표했다.

 

식물 기반 조약은 중단(Relinquish), 전환(Redirect), 복원(Restore)의 세 가지(3R) 핵심 원칙을 강조한다. 

 

첫 번째, 공장식 축산업을 포함해 모든 측면에서 동물을 산업적으로 이용하는 활동의 확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축산업을 위한 추가적인 삼림 벌채나 생태계 파괴에 반대하는 것이다. 

 

두 번째, 동물성 식품 시스템에서 식물성 시스템으로 적극적인 ‘전환’을 이뤄내는 것이다. 공공 정보 캠페인과 학교 교육 시행과 더불어, 축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회수하고 이를 비건 농업 및 제품에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

 

세 번째, 축산업으로부터 자유로워진 토지 일부를 광범위한 삼림 재생과 생태 ‘복원’ 프로그램에 사용하도록 촉구하며, 해양과 습지 등 망가진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다.
 

식물 기반 조약을 지지한 곳으로는 미국, 영국, 아르헨티나, 인도, 튀르키예 등의 21개 도시가 있다. 일부 영국 국회의원들은 국가 차원에서도 식물 기반 조약의 지지를 밝혔고,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는 식물 기반 조약의 계획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미국의 환경 트렌드를 이끌어 온 도시로서 로스앤젤레스의 이러한 진보적인 결정은 국제적으로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기도 한다. 

 

행사 당일 오후 1시부터 진행된 사전 행사에서는 행진 참여 단체의 연대 발언이 있었다.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조길예 대표(채식평화연대 원연희 대표가 발언문 대독)는 “비건채식은 온실가스를 줄이고, 물을 절약하며, 식량 위기를 완화해 사회를 안정시키며 전체 인류가 먹고 살면서도 생태 붕괴를 억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비거니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여기에 대한 실천으로 '개인은 오늘부터 비건을 하기'를, '정부는 당장 먹거리 전환 정책과 이행 계획을 수립하고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를, '비건들은 나서서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어주기'를 촉구했다. 

 

채식하는 의사들의 모임 ‘베지닥터’ 임동규 대표와 이혜미 이사는 "채식으로 전환은 암, 심장병, 뇌졸중 등 중증 질환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 발병도 막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비건 채식을 실천함으로써 인간과 생태계의 건강을 모두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칭하이무상사국제협회 부산지회 강지현 비건 활동가는 “채식은 단지 생존을 위해 지구를 구하려는 행동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구하는 길"이라며 “농장에 갇혀서 무력하게 울부짖고 있는 생명들과 어떤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살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며 시장의 주인은 소비자이기 때문에 비건 식품의 소비자가 늘수록 자본은 만들어 낼 수밖에 없으므로 기후위기와 환경파괴의 당사자로서 비건 행동에 동참해달라"고 외쳤다. 

 

 

연대 발언 이후에는 비건을 실천하는 남소이 어린이의 ‘모두 다 꽃이야’ 노래 공연과 서연우 어린이의 ‘나에게 비건이란’ 자작시 낭송, 싱어송라이터 이내가 ‘비질(Vigil, 도살장 앞을 찾아가 육식주의 사회에서 고통받는 동물의 현실을 목격하고 증언하는 활동)’ 경험으로 작사 작곡한 ‘꺼내지 못한 말’ 노래 공연, 그리고 말 못하는 동물들을 대변해 낭독하는 동물 발언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서연우(9세) 어린이의 자작시에는 ‘나에게 비건이란 생명을 사랑하는 천국으로 인도하는 티켓’이며 ‘고통받는 동물들의 감옥을 여는 열쇠’이자 ‘마스크 안 쓰는 세상을 꿈꿀 수 있는 희망과 같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서연우 어린이는 시낭송이 끝난 후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비건 채식을 해야 동물들이 비좁은 감옥에서 탈출하고 지구에 평화가 찾아올 거”라며 “무너져 내리는 지구를 구해달라”고 큰 목소리로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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