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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美 성인 대다수, "비건 식단이 더 비싸다"는 오해…실제론 저렴한 경우 많아

비건 식단 비용 인식 조사…베이비붐 세대 가장 큰 오해
연구 결과, 동물성 식품 위주보다 저지방 비건 식단이 최대 19% 저렴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미국 성인 대다수가 식물성 식단, 즉 비건 식단이 일반 식단보다 더 비싸다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식물성 식품 위주의 비건 식단이 오히려 비용 면에서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나며 인식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책임 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회(Physicians Committee for Responsible Medicine, PCRM)와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가 2025년 6월 10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성인 2,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 이상이 비건 식단이 육류와 유제품이 포함된 일반 식단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응답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67%가 비건 식단이 ‘다소’ 또는 ‘훨씬 더’ 비싸다고 인식해 모든 세대 중 오해가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설문은 단순한 인식조사를 넘어 미국인의 식료품 소비 현실을 반영한다. 전체 응답자의 77%는 현재 식료품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답했으며, 70%는 가장 많은 지출이 ‘육류’ 항목에서 발생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고기와 유제품이 여전히 식단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 해당 품목의 가격 상승이 가계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미국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식료품 중에서도 고기, 가금류, 생선, 달걀 등의 가격이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르게 상승했다. 2020년 1월 이후 해당 품목들의 평균 가격은 무려 36.4%나 올랐으며, 이는 소비자들이 습관적으로 선택하는 동물성 식품 위주 식단이 장바구니 물가 상승의 주범 중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 같은 현실과 달리 많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건 식단이 더 고가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PCRM 소속 등록 영양사 자비에르 톨레도(Xavier Toledo)는 “소비자들은 콩류, 곡물, 두부, 채소 등 가공이 거의 없거나 최소화된 식물성 식재료가 육류와 유제품보다 훨씬 저렴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적 근거 역시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2024년 ‘JAMA Network Open’에 실린 PCRM 연구에 따르면, 저지방 비건 식단은 육류, 유제품, 기타 동물성 식품이 포함된 일반 미국식 식단(Standard American Diet)보다 하루 식비가 평균 1.80달러(약 19%)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기준으로 육류에서 2.90달러, 유제품에서 50센트, 추가 지방에서 50센트를 절약하는 반면, 채소·곡물·대체육에는 약간의 추가 지출이 있었지만 전체 비용은 여전히 낮았다.

 

뿐만 아니라 2021년 옥스퍼드대학교 연구는 비건 식단이 식료품비뿐만 아니라 건강관리 및 기후변화에 따른 간접 비용까지 고려했을 때 소비자의 지출을 최대 3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2년 연구에서도 비건 식단 소비자들이 다른 식단 그룹보다 식비 지출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대안도 제시된다. 톨레도는 “제철 농산물을 중심으로 식단을 짜거나, 냉동·통조림 채소를 활용하고, 한 번에 요리해 여러 번 나눠 먹는 방식, 감자·콩·현미 등 저렴한 식재료를 기본으로 삼는 전략만으로도 충분한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비건 식단은 단순한 비용 절감뿐 아니라 건강상 이점도 있다. 톨레도는 “식물성 식단은 체중 관리뿐 아니라 심장 질환, 비만, 제2형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을 예방하거나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일부 암의 발병 위험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식물성 식단은 맛도 뛰어날 수 있다”며 식문화의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조사와 연구 결과는 단순한 ‘식단의 선택’ 문제를 넘어, 소비자 인식 개선과 건강한 식습관의 확산, 장기적 식료품 비용 절감을 위한 정책적 관심이 병행돼야 함을 시사한다. 식물성 식단이 갖는 비용 효율성과 건강상 이점을 더 많은 소비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홍보와 교육, 식재료 접근성 확대 등의 종합적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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