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한국채식연합이 지난 15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불살생(不殺生) 채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채식연합은 지난 15일 서울 조계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처님의 말씀을 따라 모든 생명의 평화와 공존을 이루는 채식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단체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부처님 가면을 쓰고 과일과 채소를 들고 있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다음은 한국채식연합의 성명서 전문이다.
매년 음력으로 사월 초파일(4월 8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그리고 올해는 양력으로 5월 15일이 '부처님 오신 날'이다. 부처님은 자비와 연기, 윤회와 업, 팔정도를 설파하시며, 불교는 '불살생'(不殺生), '자비'(慈悲)의 종교가 되었다. 불교의 '자비'(慈悲) 정신은 “삼계(三界)의 고통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시작한다. 모든 생명의 고통을 편안케 하는 것이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이유이다. 그리고 불교는 인간만을 위한 종교가 아니라, 모든 생명의 평화를 위한 종교가 되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모든 생명에 대한 이해와 존중 그리고 배려를 핵심으로 삼는다. 말 못하는 동물 중생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는 것은 부처님의 말씀을 외면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인간 중생 뿐아니라, 동물 중생의 아픔에 대해 함께 연민하고, 그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삼아 자비로써 보살피는 것이다.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고통과 죽음의 악순환을 끝내고, 생명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부처님은 우리의 몸은 '불성'(佛性)을 담는 신성한 그릇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그릇에 동물의 시체를 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수많은 불교 경전에서는 고기를 먹는 것은 생명에 대한 연민과 자비심을 파괴하고,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적고 있다. 실제로 능가경(楞伽經)에서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사람들이 고기를 먹기 때문에 살생을 하게 된다. 사람이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살생하는 일은 없어진다. 그러므로, 고기를 먹는 것은 살생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고기를 먹고자 하는 자는 누구든 먼저 자신의 몸을 자르는 고통을 알아야 한다. 그러면 모든 살아있는 존재의 고통을 알게 되어 육식을 포기할 것이다." "아무도 고기를 먹지 않으면, 아무도 음식을 위해 죽이지 않으니, 살생은 구매자를 위한 것이니라. 그러니 구매자는 살생을 하는 것과 같다." 또한 '능엄경'에서는 "고기를 먹는 자들은 서로 살상하여 먹는다. 이 생(世)에서는 내가 너를 먹고, 다음 생(世)에서는 네가 나를 먹는 악순환을 영원히 끊지 못한다. 이들이 어찌 삼계를 뛰어 넘을 수 있겠는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채식은 우리의 본성인 생명과 평화로 돌아가기 위한 길이다. 그것은 우리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생명 존중과 생명 평화 사상을 실현하는 마음이자, 그 씨앗을 살리는 삶의 방식이다. 한때 서양에서는 동물은 단순한 기계, 자동인형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동물들은 고통이나 쾌락뿐 아니라,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로지 인간만이 도덕적 지위를 갖는다는 이러한 '동물기계론'과 '인간 이기주의'가 얼마나 위험한 사고 발상인가를 우리는 실감한다. 오늘날 우리는 동물을 죽이지 않고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모든 영양과 건강을 충족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죽여 그 살점을 먹는 것은 우리의 '미각'(味覺)때문이다. '능가경'에서는 "모든 보살들은 '대자대비'(大慈大悲)를 키워야 하므로 육식을 해선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열반경'에서는 "고기를 먹는 것은 자비의 씨앗을 파괴하는 것이며, 육식가의 모든 행동은 그들의 몸에서 나는 고기 냄새로 인해 모든 존재들을 위협한다."고 말하고 있다. 불교의 '윤회'(輪廻) 사상에 의하면, 내가 죽으면 동물로 태어나고 동물이 죽으면 다시 인간으로 태어난다고 하였다. 어떻게 내 자식, 내 형제, 내 부모를 죽여서 먹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우리 인간처럼 고통을 느끼는 말못하는 동물 중생을 죽이고, 그 살점을 먹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 내 몸에게 대하듯이, 다른 중생들에게 대하라는 것이 부처님의 말씀이다. 우리는 이 말씀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불교에서는 “마음이 맑아야 국토가 깨끗해진다(心淸淨 國土淸淨)”고 하였다. 모든 것은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은 하나라는 불교의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세계 인구의 80%가 종교인이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종교이다. 종교가 현재 위기에 처한 우리의 지구를 구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채식을 기반으로 하는 평화로운 삶이 지구를 살리는 길이다. 나만의 욕심을 채우는 삶이 아니라, 모든 생명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삶이 진정으로 풍요롭고 위대한 삶이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불살생' 채식을 실천하기를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