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식한다면서 생선 먹어도 돼?”
페스코 베지테리언이 흔히 듣는 말이다. 페스코 베지테리언은 소, 돼지, 양 등 육류와 오리, 닭 등 가금류는 지양하지만 어패류와 달걀, 유제품은 섭취하는 채식의 일종이다. 연예인 중에서는 이효리가 페스코 베지테리언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비건이 곧 채식주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채식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비건은 채식의 일종으로 가장 엄격한 단계를 일컫는 말이다.

채식의 입문단계로 불리는 ‘플렉시테리언’은 유동적인 채식주의를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채식을 실천하지만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고기를 먹기도 한다. 또 자신이 설정한 기본적인 신념 안에서 육식을 허용한다.
폴로 베지테리언은 적색육을 제외한 조류, 어류, 유제품, 난류 등은 먹을 수 있다. 이들은 동물권보다 인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후 위기에 집중한다. 즉, 소나 돼지 같은 대형 가축의 대량사육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 예방에 초점을 둔다. 소, 양, 염소 등 반추동물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소고기 패티 1개(110g)를 만드는 데 욕조 10개 분량의 물이 필요하다. 또 연간 곡물 7억5600만톤이 고기 생산에 소요된다. 1년간 주 1회 채식을 하면 560km 거리를 자동차로 주행하는 만큼의 온실가스가 감축된다. 반면 공간, 사료, 물 등을 고려할 때 가금류는 식량 생산 과정에서 환경파괴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 때문에 폴로 베지테리언은 적색육을 제외한 오리, 닭 등 가금류는 섭취한다.

락토오보 베지테리언은 어패류와 가금류, 육류를 지양하며 유제품과 달걀은 섭취한다. 오보 베지테리언은 락토오보 베지테리언과 동일한데 유제품을 먹지 않는다. 또 락토 베지테리언은 유제품은 먹지만 달걀을 지양한다.
흔히 알려진 비건은 과일, 곡식, 채소만 먹는데 꿀벌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꿀’ 섭취도 제한한다. 또 음식뿐만 아니라 동물성 재료나 동물의 희생이 동반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거부한다. 여기에는 동물 실험 기반 화장품·약품, 동물의 가죽 또는 털로 만든 의류 등이 포함된다.

프루테리언은 가장 극단적인 식습관으로 채식을 넘어선 단계다. 이들은 채소 중에서도 줄기나 뿌리는 제외하고 오로지 과일과 씨앗만 먹는다. ‘식물도 생명체기 때문에 함부로 먹을 수 없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과거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행하던 건강관리법으로도 유명하다. 봉준호 감독 영화 ‘옥자’에서도 극단적인 프루테리언이 등장한다. ALF(동물 보호 단체) 일원인 실버는 극중 배고픔에 힘겨워하면서도 ‘식량생산 자체가 착취’라면서 동료가 건넨 토마토도 거부한다. 그는 “에틸렌 가스로 재배해 경유차로 운송하지 않았냐”고 따져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