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PETA)’은 기존 식단에서 육류와 유제품을 배제하는 것만으로도 탄소발자국을 73%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에 따르면 육류를 자주 섭취할 경우 비건보다 매일 이산화탄소를 2.5배 많이 배출하게 된다.
사육부터 도살까지 축산업의 전 과정은 대체로 ‘에너지 집약적’이라 할 수 있다. 축산업은 방목지를 만들고 동물 사료를 재배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숲을 파괴한다. 동물의 분뇨나 되새김질은 메탄을 많이 배출해 대기 중에 온실가스를 더하고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1배 크다고 알려졌다. PETA는 “세계적으로 축산업과 낙농업은 수송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체는 옥스포드대학의 연구를 근거로 들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비건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옥스포드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일상 식단에서 육류와 유제품을 배제하면 탄소 발자국을 73%가량 줄일 수 있다. 전 세계인이 육류 및 유제품 안 먹기에 동참하면 전 세계 농가 사용을 75%까지 줄일 수 있다. 이는 미국과 중국, 호주와 유럽을 모두 더한 면적과 같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도 상당히 줄일 수 있으며 농업 및 목축에 사용했던 토지도 복구할 수 있다.
같은 축산업이라 하더라도 어떤 땅에서 이뤄지는지에 따라서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가령 자연 방목지에서 기르는 소는 삼림 벌채한 토지에서 기르는 소보다 토지 사용량이 50배 이상 적다.
연구에 따르면 육류를 섭취하는 사람은 하루에 약 7kg에 상당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이는 채식주의자보다 2배(약 4kg) 많은 수치다.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약 3kg)보다 매일 이산화탄소를 2.5배나 많이 배출하는 셈이다.
◆ 소고기‧양고기 탄소배출 주범

미국인을 대상으로 어떤 식단을 고수하느냐에 따른 탄소발자국 차이를 밝혀낸 쉬링크댓풋프린트(shrink that footprint) 자료에 따르면 채식주의자의 연간 탄소 배출량은 육류 애호가의 절반 수준이었다.
일반적인 미국인의 식단으로는 매년 1인당 2.5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육류 애호가는 3.3톤을 배출하며 유제품이나 달걀을 먹는 채식주의자는 1.7톤, 비건은 1.5톤을 배출한다. 동물성 식품은 전체 식품으로 얻는 에너지의 25%만 차지할 뿐이지만 탄소 배출량에서는 60%나 차지한다.
육류 애호가의 탄소 배출량을 살펴보면 절반가량은 소고기와 양이었다. 닭고기나 생선, 돼지고기 섭취의 탄소 배출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육식을 하더라도 소고기 대신 닭고기를 먹으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이 적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쉬링크댓풋프린트는 각 식품이 1kcal당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많이 배출하는지도 조사했다. 식품별 탄소집약도를 비교하자 소고기와 양고기가 14.1gCo2e/kcal로 확연히 높았다. 그 뒤를 이은 것은 과일로 4.6gCo2e/kcal였으며 유제품이 4.5gCo2e/kcal, 닭고기와 돼지고기, 생선이 3.8gCo2e/kcal로 나타났다. 시리얼과 오일, 스낵은 탄소집약도가 가장 낮았다. 과일의 탄소발자국이 높은 이유는 소비자가 폐기하거나 공급망에서 손실되는 양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쉬링크댓풋프린트는 "자신의 탄소발자국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채소나 과일 중에서도 제철재료를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하우스에서 재배한 토마토는 제철 재배한 토마토보다 탄소배출량이 5배 이상 많다. 이번 보고서는 소고기와 양고기, 치즈는 우리가 먹는 식품 중에서도 가장 탄소집약적이며 하우스 재배한 과일은 탄소 배출량이 비교적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