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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스위스 법원 "대체 식품에 '고기' 단어 사용, 소비자 기만 아냐"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스위스 법원이 비건 제품에 육류를 연상케 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영국의 비건 매거진 비건푸드앤리빙(veganfoodandliving)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취리히 행정 법원이 스위스의 식물 기반 단백질 제조업체 플랜티드 푸즈(Planted Foods)를 상대로 일어난 제품 명명법과 관련된 분쟁에서 플랜티드 푸즈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도했다. 취리히 행정법원은 판결문에서 육류가 포함돼 있지 않은 식품을 설명하기 위해 ‘닭고기’, ‘치킨’, ‘BBQ’라는 명명법을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5월 플랜티드 푸즈는 식품 안전 규제를 목표로 하는 조직인 취리히 주 연구소(Zurich Cantonal Laboratory)로부터 육류 명명법 사용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당시 연구소는 플랜티드 푸즈의 제품 라벨에 동물 종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을 내린 취리히 행정 법원은 식물성 대체 식품 포장에 비건을 나타내는 ‘V’기호가 표시돼 있기 때문에 이는 고객들에게 어떠한 혼동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몇년 동안 식물성 대체 식품 시장이 급격하게 커짐에 따라 대체 식품의 표기 방침에 대한 의견 충돌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정부가 ‘비건 너겟’ 및 ‘식물성 미트볼’과 같은 용어를 포함해 식물성 식품에 고기 같은(meaty)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렇다면 대중들은 실제 식물성 대체 식품들의 이름에 따라 식품을 혼동할까? 앞서 진행됐던 여러 식품 라벨링에 대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비건 또는 채식주의 제품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육류 단어를 혼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랜티드 푸즈는 이를 테스트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일반 소비자 77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의뢰했다. 여론 조사원은 조사 대상자의 약 93%가 ‘Planted Chicken(식물성 고기)’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제품이 고기가 없는 제품임을 인식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아울러 이러한 결과는 세계적인 식품 인식 조직인 식품 시스템 변화 분야 비정부기구인 프로베지 인터내셔널(ProVeg International)이 의뢰한 최근 연구에 의해서도 나타났다. 이들은 육류를 모방한 식물성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혼동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너겟’과 같은 단어를 통해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3.6%만이 이전에 우연히 '너겟'을 언급하는 식물성 제품을 선택한 적이 있다고 답한 반면, 96.4%는 의식적으로 제품을 선택했다고 동의했다. 또한 조사 대상자의 80% 이상이 ‘비건’, ‘식물 기반’, ‘베지테리언’으로 표시된 제품에 육류가 포함되지 않다고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대체육에 대한 별도 표기법이 마련돼 있지 않다. 식품표시광고법에는 진짜 고기를 원재료로 하지 않은 대체 단백질 제품에 대해 '육(肉)', '고기' 등의 고기를 연상하는 단어를 표시하거나 광고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지만, '비건'이라는 명확한 표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식물성 대체육'으로 표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이에 정부는 대체육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초 대체육 등을 생산·판매하는 기업들을 모아 의견을 청취했고, 지난 7월 박주봉 중소기업옴부즈만을 통해 대체육 관련 표기 방침에 대해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최근 정부는 푸드테크 산업 기본계획 수립과 기업인증, 사업지원 근거 등을 담은 ‘푸드테크 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을 내년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내년부터 26년까지 식물성 대체식품과 세포배양식품 등에 대한 별도의 안전관리 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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