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영국의 유명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리키 저베이스가 영국의 트로피 사냥을 금지하는 법안에 찬성하며 트로피 사냥 금지에 힘을 보탰다.
트로피 사냥(trophy hunting)이란 오락 목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코뿔소, 코끼리, 사자 등 대형 야생동물을 합법적으로 사냥하는 것을 뜻한다. 사냥꾼들은 사냥한 동물의 옆에서 사진을 찍고, 동물 신체의 일부를 기념품으로 박제하거나 음식으로 먹는다.
오는 17일 투표 예정인 샐리의 법안(Sally's Law)이라고 불리는 정부 법안은 트로피 사냥 금지 캠페인(Campaign to Ban Trophy Hunting)의 조사 과정에서 남아공의 트로피 사냥에서 구조된 호랑이 새끼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 헨리 스미스(Henry Smith)가 제출한 이번 법안은 영국 트로피 사냥꾼들이 재미를 위해 살해한 동물의 시신(헌팅 트로피)을 집으로 가져오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40년 동안 영국 사냥꾼들은 CITES(멸종 위기에 처한 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에 의해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분류된 약 5000마리의 동물을 영국으로 들여올 수 있었다. 영국에 일부 기업들은 아프리카에서 트로피 사냥을 할 수 있도록 트로피 휴일을 제공하는 등 트로피 사냥을 권장하는 분위기도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법안에 대해 데이비드 아텐버러(David Attenborough) 동물학자는 “우리는 문제에 대해 책임이 있으며 해결책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한다. 코뿔소와 코끼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 종에 대한 매우 슬픈 기소가 될 것이며, 우리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 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올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리키 저베이스를 비롯해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 에드 시런(Ed Sheeran), 케이트 모스(Kate Moss) 등 영국 출신 배우와 뮤지션이 캠페인을 적극 지지하며 청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리키 저베이스는 지난 수년 동안 비건 지향인으로 살아왔으며 지난 2022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비건임을 밝혔다.
특히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동물은 목소리가 없지만 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게다가 시끄럽고 큰 입이다. 내 목소리는 그들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고통받는 동안 나는 절대 입을 다물지 않을 것이다”라고 다짐하면서 동물보호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수족관, 강아지 판매, 동물실험, 트로피 사냥 등에 반대하는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 국제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Humane Society International)이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 ‘세이브 랄프(Save Ralph)’의 내레이션에 참여한 바있다.
과거 그는 트위터에 “영국 트로피 사냥꾼들은 가장 무자비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맥주 몇 잔을 마시고 원숭이를 쏘는 것에 대해 농담을 한다. 그들은 나무에서 고양이를 쏘는 것에 대해 웃고 그들은 표범을 미끼로 유인해 직사거리에서 쏠 수 있다고 자랑한다. 그들은 얼룩말에 큰 구멍을 뚫고 세계에서 가장 큰 사자, 코끼리, 코뿔소를 죽이는 것을 축하한다”라면서 “모든 트로피 사냥은 멈춰야 한다. 우리에게는 오락을 위해 생물을 살해할 권리가 없다”라며 트로피 사냥에 대한 비판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 트로피 사냥은 멸종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다.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트로피 사냥을 반대하는 시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진행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10명 중 9명은 샐리의 법안(Sally's Law)에 찬성표를 던지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로피 사냥 금지 캠페인(Campaign to Ban Trophy Hunting)의 창립자인 에두아르도 곤칼베스(Eduardo Goncalves)는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법안을 제정하고 무고한 동물의 잔인한 살해를 방지하기 위해 3월 17일 하원에 참석하도록 지역 의원을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전 세계 정부가 시행한 것 중 가장 강력한 법안이 될 것이며 전 세계 트로피 수집가들에게 충격을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