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영양학적 허위정보가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번 보고서를 발표한 루티드 리서치 컬렉티브(Rooted Research Collective)는 식품과 건강, 지속 가능성 분야에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잘못된 정보를 분석하고 바로잡는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 연구기관이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영양 불량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비감염성 질환(NCD)의 증가를 초래하는 가장 큰 예방 가능한 위험 요소이며, 특히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대다수의 성인이 국가의 식이 지침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2022년 기준 성인의 64%가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인스타그램에서 활약하는 영양학적 허위정보 유포자 53명을 분석했으며, 이들의 팔로워 수가 총 2,480만 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의학적 권위를 내세우는 ‘닥터(The Doc)’, 반과학적이고 음모론적인 메시지를 전파하는 ‘반항아(The Rebel)’, 상업적 제품을 홍보하며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허슬러(The Hustler)’라는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됐다.
연구진은 허위정보의 주요 주제로 육류 중심 식단(28.8%), 일반 건강 및 영양 관련 잘못된 정보(24.5%), 저탄수화물 및 케토제닉 식단(23.7%)이 많았으며, 이 중 90% 이상이 여러 허위정보 주제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씨앗 기름(seed oils)의 위험성을 과장하고 식물 기반 식단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자주 등장했으며, 가장 인기 있던 게시물(370만 이상의 좋아요 기록)은 식물 기반 식단을 비판하고 육류 중심 식단을 권장하는 내용이었다.
이들 유포자 중 96%가 허위정보 확산과 연관된 금전적 이익을 얻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허위정보의 확산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포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략으로는 공포심을 조장하는 ‘공포 마케팅(fear-mongering)’, 긍정적이고 감성적인 메시지로 개인의 변화를 약속하는 ‘희망 마케팅(joy-mongering)’, 그리고 일상 콘텐츠에 허위정보를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는 ‘스프링클링(sprinkling)’이 있었다.
연구진은 허위정보가 확산되는 주요 원인이 감정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개인적 경험을 통한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에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이 제시하는 ‘자연적’ 또는 ‘전통적’ 식단과 같은 단순하고 강력한 메시지가 대중의 관심과 신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영양학적 허위정보의 확산을 막고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기 영양교육 및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가 필요하며,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