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에 위치한 댄스홀 물랑루즈(Moulin Rouge)가 살아있는 뱀 공연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가디언, 르파리지앵 등 외신은 134년 만에 물랑루즈를 상징하는 공연 중 하나인 살아있는 뱀 공연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889년 설립된 댄스홀 클럽인 물랑루즈에서 진행되는 공연 가운데 큰 수조에 댄서와 뱀이 함께 들어가 헤엄을 치는 공연은 물랑루즈를 대표하는 유서 깊은 공연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공연에 동원되는 뱀은 동남아시아 그물무늬 비단뱀(Southeast Asian reticulated)과 인도 비단뱀(Indian pythons)으로 야생 육지에서 생활하며 보호종이다.
동물권리단체는 뱀이 육지에서 서식하는 종인 만큼 공연 중에 머리를 물 위로 유지하려고 애쓰는 장면을 여러 번 목격했으며 공연 중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뱀의 입과 항문에 테이프를 붙여 학대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동물권리단체는 살아있는 동물을 공연에 동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지만 물랑루즈 경영진 측은 “2024년까지 종료하겠다”라는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동물권리단체는 거리 시위와 청원을 강화하고 파리시에 수중 공연에 육상에서 생활하는 뱀을 사용한 것을 고발 조치했다. 결국 물랑루즈 경영진은 지난 9일 “오늘부로 살아있는 뱀을 동원한 공연은 영구 종료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동물권리단체 ‘Paris Animaux Zoopolis’는 “동물을 수조 탱크에 넣는 것은 동물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또한 우리의 취재 결과 매일 작은 금속 상자에 넣어 경기장으로 운반되며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라면서 “이번 결정은 프랑스에서 동물 포로를 종식시키기 위한 큰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동물을 사용하는 것을 전적으로 반대하는 글로벌 동물 권리 단체인 페타(PETA)도 물랑루즈의 뱀 사용을 종식시키기 위한 캠페인을 펼쳤다.
페타 프랑스는 서한에서 “물랑루즈의 무용수들은 전 세계 관중을 매료시키는 수준 높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오랫동안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오락이라는 명목으로 동물을 이용하고 학대하는 것은 자비로운 시청자에게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