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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산업

플라스틱 오염 종식 위한 국제 조약 협상 재개…“생산 감축이 핵심 쟁점”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상이 다시 본격화됐다.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전 세계 175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조약 체결을 목표로 한 정부 간 협상 회의가 진행 중이다. 이번 회의는 유엔 환경계획(UNEP) 주도로 열리는 여섯 번째 회의로, 이전 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각국이 최종 조율에 나서는 사실상 마지막 협상 라운드로 평가된다.

 

회의에는 각국 정부 대표단을 비롯해 플라스틱 산업계, 관련 기업, 과학자, 환경단체, 원주민 공동체 등 3,700여 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총 열흘간 이어질 예정이며, 플라스틱 생산부터 설계,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전 생애 주기를 규제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조약 초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연간 4억 5천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일회용 제품으로 사용 후 곧바로 폐기된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이 인류 건강과 생태계에 미치는 피해가 심각하며,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최소 1조 5천억 달러에 달한다고 경고한다. 특히 미세플라스틱과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노출은 공기 오염이나 납 중독과 비교될 정도로 심각한 환경보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여부다. 유럽연합(EU), 파나마 등 약 100개국은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이는 내용을 포함해, 유해 화학물질의 사용을 제한하고 일회용 플라스틱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강력한 조약을 주장하고 있다. EU는 "현재와 같은 생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6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은 세 배로 증가할 것"이라며,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 주기를 포괄하는 글로벌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주요 화석연료 생산국들은 플라스틱 생산 제한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제품 설계 개선, 재활용 확대, 재사용 장려 등 기술적 대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플라스틱 산업계 또한 전면적인 생산 감축보다는 재활용 기술 투자와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한 점진적 접근을 선호하고 있다.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일부 국가는 조약 조항을 국가별 자율 선택 형태로 둘 것을 제안하고 있으나, 환경단체들은 이러한 방식이 조약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유해오염물질제거네트워크(IPEN)는 "구속력 없는 협약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으며, 그린피스는 이번 회의에서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을 최소 75% 감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파나마 협상 대표는 “오염의 원인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폐기물 관리 같은 하류 대책에만 의존할 경우, 정치적으로는 편리할 수 있으나 환경적으로는 아무 효과도 없을 것”이라며 강한 조약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약 채택을 위해서는 참가국들의 전원 합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부 국가는 투표제 도입을 주장하는 반면,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합의제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의 최종 타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오염이 법과 정책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한 분야임을 강조하면서, 이번 회의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생산 감축이라는 본질적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얼마나 넓힐 수 있을지가 이번 협상의 성패를 가를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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