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그동안 축산업과 낙농업을 지지해오던 유럽의 식품 및 농업 로비단체들이 환경 단체 및 기타 이해 관계자들과 농업의 미래에 대한 공동 비전을 마련한 후, 육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EU에서 자금을 지원해 농식품 로비단체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들이 고기를 덜 먹고 보다 지속가능한 식단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EU 집행위원회에 2026년까지 식물성 식품에 대한 행동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EU 농업의 미래에 대한 전략적 대화의 일환으로 농장 로비단체부터 환경 단체까지 약 29개의 기관이 함께 7개월의 걸친 합의를 내놓은 것으로 이번 보고서를 요청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보고서의 결과가 그녀가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 지 100일 안에 제시할 농업에 대한 계획된 비전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폰 데어 라이엔은 “우리는 같은 목표를 공유한다. 농부들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을 때에만 그들은 더 지속 가능한 관행에 투자할 것이며 우리가 기후와 환경 목표를 함께 달성할 때에만 농부들은 계속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농장과 식품 시스템에서 긴급하고 실현 가능한 변화를 요구하며 유럽인들이 과학자들이 권장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또한 축산업은 기후 붕괴와 자연 서식지 파괴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지만, 유럽 지도자들은 고기와 우유가 많은 식단을 통곡물과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보고서에서 가축 도태와 같은 육류 생산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지만, 더 나은 교육, 더 엄격한 마케팅, 가축을 집중적으로 사육하는 지역의 농장에 대한 자발적 매수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향한 식단의 재균형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무료 학교 급식, 더 자세한 라벨,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품에 대한 세금 감면과 같은 식습관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는 지원을 요구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농업 내 온실 가스 오염을 줄이기 위한 권장 사항으로 메탄을 줄이는 새로운 사료와 더 나은 분뇨 관리와 같은 기술적 솔루션을 손꼽았다.
이밖에도 보고서에 참여한 이해 관계자들은 또한 보조금에 대한 대대적인 재고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EU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공동 농업 정책(CAP) 보조금은 농부의 지원 필요성이 아닌 농장 규모에 따라 지급되고 있다.
이에 환경 단체와 일부 과학자들은 육류 생산을 우선시하고 환경 피해를 장려하는 이러한 관행을 비판하며 농부들이 지속 가능한 관행을 채택할 수 있도록 돕는 공정한 전환 기금을 요구했고,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재정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단체 ‘버드라이프 유럽(BirdLife Europe)’의 아리엘 브루너 이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농장 로비단체가 보조금 부분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에 환영하면서 “이것은 우리 농부, 우리 환경,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위한 승리다. 정치인들이 용기와 성실성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말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