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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이탈리아 토마토 농가, 물 25% 아끼고 당도 높이는 비결 찾았다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이탈리아 북부 포 계곡에서 진행된 연구가 가공용 토마토 재배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여름 기온이 치솟고 강우 시기가 어긋나며 수자원 압박이 심화되는 가운데, 단순한 관개 조정만으로도 물을 절약하면서 수확량을 유지하고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농업은 전 세계 담수 취수량의 70%, 소모성 사용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물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19년 파르마와 2022년 피아첸차에서 실시됐으며, 전 기간 관개와 ‘조절 결핍 관개’를 비교해 물 절감 효과와 품질 변화를 확인했다.

 

조절 결핍 관개는 작물이 수분에 덜 민감한 시기에 물을 일부러 줄이는 방식이다. 이탈리아 연구팀은 토마토가 ‘색 전환(color break)’ 단계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정상적으로 물을 주고, 이후에는 관개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그 결과 전체 관개량은 약 25% 감소했지만 총수량과 상품 수량은 유지됐고, 단위 물당 생산성은 오히려 높아졌다.

 

더 주목할 점은 당도와 건물 함량의 개선이다. 브릭스(Brix)와 건물 함량은 가공업체가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로, 값이 높을수록 페이스트와 소스의 생산성이 향상된다. 연구 결과, 후기 관개 축소가 토마토의 당과 고형분을 농축시키며 가공 적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효과는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농가 입장에서는 고형분이 높은 원료를 공급해 증발·농축 과정의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며, 환경적으로는 가뭄기에 수로와 지하수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연구진은 점적 관개 시스템을 활용하는 기존 농가라면 추가 장비 없이 관개 시기와 설정만 바꿔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숙과 끝부패(blossom end rot)가 소폭 늘어나는 등 일부 품질 결함도 보고됐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농가가 성숙도를 면밀히 관찰하고 수확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양 특성이나 기후 조건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 있어, 색 전환 시기를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유연한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공용 토마토는 케첩부터 피자 소스까지 식품 공급망의 핵심 원료다. 포 계곡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함께 세계 최대 토마토 생산지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히 한 지역의 문제 해결을 넘어, 세계 각지의 토마토 재배와 물 관리 전략에도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탈리아 농업·환경연구위원회(CREA)와 바실리카타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진행했으며, 학술지 ‘Agronomy’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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