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유럽식품정보위원회(EUFIC)가 최근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과 포르투갈 영양 전문가들은 두유, 오트, 아몬드, 쌀, 코코넛 등을 활용한 음료와 발효 식품 등 식물성 유제품 대안(Plant-Based Dairy Alternatives, PBDA)을 건강한 식단의 일부로 폭넓게 인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2025년 3월부터 5월 사이 두 나라 영양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식습관 변화와 식물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결과라 주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 영양 전문가의 88%, 포르투갈 전문가의 93%가 PBDA가 건강한 식단에 포함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국가 차원의 영양 정책과 식단 지침에도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 중요한 흐름이다.
실제로 조사 참여자의 다수는 PBDA를 국가 식단 지침에 반영하는 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는데, 스페인 전문가의 78%, 포르투갈 전문가의 76%가 이에 찬성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PBDA가 반드시 영양 강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페인에서는 81%, 포르투갈에서는 96%가 비타민이나 미네랄 강화 필요성에 동의했다. 이는 기존 유래 제품과의 영양학적 격차를 해소하고, 소비자에게 더 균형 잡힌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한 실질적 요구로 해석된다.
보고서가 밝힌 PBDA 권장 이유는 다양하다. 유당불내증으로 인한 불편 해소, 비건이나 채식 기반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의 필요 충족, 그리고 식단 내 다양성 확보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단순히 대체재 차원을 넘어, 더 포괄적이고 맞춤형 식생활을 지원하는 도구로서 PBDA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인식의 격차도 확인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PBDA의 가공 수준, 영양 가치, 환경적 영향, 강화 여부 등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특히 환경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실제 평가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했으며, 강화 여부와 표시 방식에 대한 혼란도 드러났다. EUFIC은 이러한 결과가 명확하고 일관된 정보 제공과 가이드라인 마련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단순한 수치와 그래프를 넘어, 영양 전문가들의 경험과 의견을 심층적으로 담았다. 전문가들이 실제로 PBDA를 권장하는 상황과 그 이유를 정성적으로 분석해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 것이다. EUFIC은 이를 통해 향후 영양 연구, 식단 상담 실무, 그리고 국가 정책 수립에서 식물성 유제품 대안을 보다 체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내에서 진행 중인 식품 전환 논의와도 맞물린다. 소비자의 선택이 다변화되는 가운데, 영양 전문가들의 지지와 요구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를 넘어 제도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향후 각국 정부와 보건 당국이 PBDA를 어떻게 식단 지침에 반영할지, 그리고 강화 표시와 영양 기준을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확인된 전문가들의 지지는 식물성 유제품 대안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제도적 식품군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개인의 건강을 넘어 기후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식생활 전환에도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