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박민수 기자] 가을철 집중호우 시기에 하천과 바다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육상에서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으로 흘러들며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내 하천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증가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2022년 발표한 조사에서는 경안천에서 1ℓ당 1.8~9.9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복하천에서는 0.47~2.6개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도시 생활하수와 세탁수 배출이 하천 미세플라스틱 발생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해양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에 따르면 연안 해수 시료 조사에서 미세플라스틱 입자 검출 빈도가 꾸준히 확인되고 있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증가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은 “집중호우로 육상 플라스틱이 해양으로 흘러드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하수처리시설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토양 오염도 예외는 아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농업용 비닐과 합성섬유 퇴비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으며, 일부 농경지에서는 잔류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폐비닐 수거율이 낮은 지역에서는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 검출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한국환경공단의 ‘생활폐기물 중 미세플라스틱 유입 경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세탁수 배출이 생활계 미세플라스틱의 약 30~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합성섬유 의류 사용 증가와 맞물려 가정 단위에서도 오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공단 관계자는 “세탁 필터 보급과 세탁수 정화시설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섬유 및 세제 기업을 중심으로 생분해성 소재 전환과 미세플라스틱 저감 공정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세플라스틱 저감 기술을 적용한 하수처리시설 확충을 추진 중이라며, “기업과 시민이 함께 실천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책 대응과 함께 소비자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류 세탁 주기를 줄이고 합성섬유 대신 천연섬유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미세플라스틱 저감의 핵심”이라며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로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일상 속 실천에 나서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김모씨(30대)는 “세탁 시 미세플라스틱 필터를 사용하는 습관이 생겼다”며 “작은 실천이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11월부터 ‘플라스틱제로 캠페인 시즌2’를 전국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은 재활용품 분리배출 개선과 의류교환 행사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단체 측은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는 행동이 지구오염 완화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구오염 문제는 산업·정책·개인 행동의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의 이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