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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육식주의가 만드는 동물 인식의 기준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는 이유를 묻다

편집자주
이 글은 비건뉴스 서인홍 발행인이 멜라니 조이의 저서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를 바탕으로, 육식주의가 사회적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짚은 발행인 칼럼이다. 특정 식생활 실천을 권유하기보다,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선택의 배경을 성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는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개인의 기호나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학습된 인식 체계의 결과임을 짚어낸다. 저자 멜라니 조이는 이 책에서 왜 어떤 동물은 가족처럼 보호받고, 어떤 동물은 아무런 의문 없이 소비되는지를 질문하며 ‘육식주의’라는 개념을 통해 그 구조를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사람들은 돼지나 소를 먹으면서도 비교적 편안함을 느끼도록 훈련돼 왔다. 살아 있는 동물과 접시에 놓인 고기를 분리해 인식하게 만드는 심리적 칸막이가 사회 전반에 걸쳐 작동해 왔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의 냉정함이나 공감 능력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 이전에 이미 형성된 사회적 인식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개는 영리하고 감정이 풍부한 존재로 인식되는 반면, 돼지는 식재료로만 받아들이도록 학습된 현실은 이러한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멜라니 조이는 육식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논리로 이른바 ‘3Ns’를 제시한다. 육식은 원래 다들 그렇게 해왔다는 보편성, 자연의 섭리라는 자연성, 그리고 안 먹으면 안 된다는 필수성의 논리에 의해 정당화돼 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논리들이 역사적으로도 반복돼 왔음을 지적한다. 노예제, 여성 참정권 배제, 식민지 지배 역시 한때는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우며 사회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고기가 단백질의 필수 원천이라는 믿음은 육식주의가 만들어낸 가장 보편적인 신화 중 하나로 제시된다. 비건이나 채식주의자가 자신의 식생활 원칙을 밝힐 때 흔히 받는 “단백질은 어떻게 섭취하느냐”라는 질문은, 이 인식이 얼마나 깊이 사회에 내면화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책은 이 질문이 과학적 사실이라기보다 문화적 신념에 가깝다는 점을 짚는다.

 

 

이 책은 독자에게 즉각적인 실천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일상적으로 해온 선택이 얼마나 불투명한 정보와 사회적 관성 속에서 형성됐는지를 인식하라고 권한다.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를 넘어, 그 선택이 어떤 구조와 가치 위에서 가능해졌는지를 성찰하라는 제안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변화의 출발점은 공감 능력의 회복이다. 내가 먹는 음식과 입는 물건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앞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투명하게 인식할 때, 선택은 비로소 개인의 자유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불편함을 남긴다. 그러나 그 불편함은 무지에서 오는 안락함보다, 진실을 마주하려는 태도에 가깝다.

 

식탁 위의 선택은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사회적 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어떤 가치에 익숙해져 왔는지를 비추는 거울이다. 이 책은 그 거울을 잠시 마주 보게 한다. 질문을 던지는 행위 자체가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조용히 일깨우며, 독자에게 기존의 기준을 다시 바라볼 계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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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홍 기자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 비건뉴스 발행인입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2022년도 제1차 언론인 전문 연수'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