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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야생동물이 기후변화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방법

코끼리·해달·누·고래 등 야생동물 9종에 대한 연구 실시
야생동물 복원, 지구온도 1.5도에 필요한 온실가스 감축량 95% 달성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기후변화 시대에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해서 코끼리, 고래, 늑대 등 야생동물의 재야생화가 필수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지난달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된 ‘영양 재야생화가 자연 기후 솔루션을 확장할 수 있다(Trophic rewilding can expand natural climate solutions)’라는 제목의 연구에 따르면 야생동물 복원 및 보존 노력의 확대 또는 영양 재야생화(trophic rewilding)는 매년 64억 1000만 톤의 온실가스를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지구 온난화를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매년 제거해야 하는 양의 약 95%를 차지한다.

 

 

예일대 환경대학원의 오스왈드 슈미츠(Oswald Schmitz) 교수 이끄는 연구팀은 생태계의 식물, 토양, 퇴적물에서 발생하는 탄소 포집 현상에만 집중하는 기존 자연 기후 솔루션이 동물들의 탄소 순환 조절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야생동물과 그들의 기능적 역할을 보호하고 복원하는 것이 천연 탄소 포집 및 저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해당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슈미츠 교수는 “야생동물과 환경의 상호작용은 생물다양성과 기후 사이의 빠져버린 연결고리”라면서 “이 상호 작용은 재야생화가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자연 기반 기후 솔루션 중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고래(whales) △둥근귀코끼리(African forest elephants) △해달(sea otters) △해수어(marine fish) △아메리칸 들소(American bison) △회색늑대(gray wolves) △상어(sharks) △누(wildebeest) △사향소(musk oxen) 등 9종의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건강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사바나, 숲 및 기타 생태계의 탄소 함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특정 종, 특히 대형 척추동물의 번성하는 개체군이 채집, 굴 파기, 땅 밟기와 같은 행위를 통해 생태계의 탄소 저장 용량을 250%까지 증가시킨 여러 사례를 발견했다. 예컨대 아프리카 세렝게티에서는 10만 마리의 동물이 증가할 때마다 격리되는 탄소의 양이 15%씩 증가했다. 특히 누(Wildebeest)와 같은 대형 유제류는 세렝게티의 탄소 순환에 필수적인 존재다.

 

100만 마리에 달하는 누는 세렝게티를 누비며 풀을 섭취한다. 풀에 포함된 탄소를 섭취한 누는 배설물을 통해 세렝게티의 흙으로 탄소를 다시 돌려보낸다. 이들은 또한 잔디를 관리해 산불의 위험을 완화 시키는 역할도 한다.

 

실제로 1900년대 초 일어난 전염병으로 누 개체군이 전멸했을 때 화제는 더욱 빈번하고 강하게 발생했으며 많은 탄소가 발생해 세렝게티를 탄소 흡수원에서 탄소 공급원으로 변화시켰다. 이후 1960대부터 누 개체수가 회복되면서 세렝게티는 다시 탄소 흡수원이 됐다.

 

 

이 밖에도 둥근귀코끼리는 탄소 밀도가 낮은 나무 종을 먹는 대신 이를 배설한 후 탄소 밀도가 높은 나무가 잘 자라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으며 배설을 통해 다양한 씨앗이 퍼지면서 숲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도출해 냈다. 수염고래는 배설물에 농축된 철이 탄소를 흡수하는 식물성 플랑크톤 꽃을 유발해 기후변화 해결에 도움을 준다.

 

해달은 식물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최상위 포식자로 성게를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성게를 그대로 두면 지구에서 가장 효과적인 탄소 흡수원 중 하나인 다시마 숲 전체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 2012년 북미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해달이 서식하는 다시마 숲은 그렇지 않은 숲보다 12배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었다.

 

연구진은 9종의 야생동물의 개체수를 늘리면 글로벌 탄소 배출 목표 달성인 2100년까지 이산화탄소 5000억 톤 감축에 약 95%에 달하는 탄소 포집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야생동물이 간접적으로 탄소 포집에 미치는 효과는 식물, 나무 등의 직접적인 효과보다 더욱 효율적이라고 언급했다. 슈미츠 교수는 “기후 문제 해결책에 야생동물 보호를 제외하면 기후 온난화를 1.5도 이내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생태계와 공간 범위, 범위를 강화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진들은 야생동물을 통해 탄소 순환을 활성화하면 탄소 제거의 강력한 촉진제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영양 재야생화를 수행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회색늑대의 경우 아한대 산림에서 탄소를 포집하는 나무를 찾아다니는 큰 사슴 ‘무스’를 잡아먹기 때문에 탄소 제거를 도울 수 있지만 만약 초원지대에서는 식물 생산을 촉진하고 탄소 포집에 도움을 주는 ‘엘크’를 잡아먹어 탄소 격리에 방해가 된다. 같은 종이라도 어느 지역에 생활하는지에 따라 탄소 중립에 도움을 주기도, 방해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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