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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스웨덴, 법 없이 ‘케이지 프리’ 전환 완수…“산란계 전원 비케이지 사육”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스웨덴이 세계 최초로 산란계 전원에 대해 ‘비케이지 사육(cage-free)’을 실현한 국가가 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전환이 강제적인 법률 제정 없이, 시민사회와 기업, 지방정부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동물복지 캠페인 단체인 ‘Project 1882’는 최근 스웨덴 내 모든 산란계 농장에서 케이지(사육장)가 철거됐으며, 현재 약 1,700만 마리의 닭이 케이지 없이 사육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국가 당국과 지자체, 산업계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웨덴에는 더 이상 사용 중인 산란계 케이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식 확인했다.

 

산란계 사육방식과 관련된 논의는 198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스웨덴 의회는 케이지 금지를 약속했지만, 이후 산업계 반발과 실행상의 문제로 인해 법률적 금지는 철회됐고, 일부 ‘풍요형 케이지(enriched cages)’ 사용이 허용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이에 따라 스웨덴은 명목상으로는 세계 최초의 ‘케이지 금지국’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케이지 사육이 지속돼 왔다.

 

이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2008년 출범한 Project 1882는 시민 캠페인, 기업 협력, 지자체 평가 공개 등을 통해 비케이지 전환을 유도해 왔다. 특히 ‘닭의 복지를 저해하는 사육 방식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반한다’는 점을 부각하며 소비자 인식 개선과 유통업계 압박에 집중했다. 이들의 활동은 실제로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주요 리테일 업체와 외식 브랜드들이 순차적으로 케이지 계란 판매를 중단했으며,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대형 유통사 ICA 역시 2021년 이를 전면 중단하면서 사실상 시장에서 케이지 계란이 퇴출됐다.

 

 

이와 같은 민관 협력의 결과, 스웨덴은 2025년 중반에 이르러 모든 산란계 농장이 케이지를 철거한 상태에 도달했다. 법률 제정이 아닌 사회적 합의와 실천만으로 ‘케이지 프리’ 전환이 이루어진 첫 번째 국가라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동물복지 분야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법적 제도화는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Project 1882는 “케이지 프리 전환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법적 장치가 부재한 만큼 언제든 케이지 사육이 재도입될 위험이 존재한다”며, “이제는 이를 영구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법률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유럽연합(EU) 내 동물복지 강화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021년부터 ‘모든 농장동물의 케이지 사육 금지’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스웨덴의 사례는 이러한 유럽 차원의 전환에 있어 실질적 가능성과 실행 경로를 보여주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동물권 활동가들은 스웨덴의 사례가 동물복지 향상은 물론, 지속가능한 식품 시스템 전환의 상징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비케이지 사육은 닭의 복지 개선뿐 아니라 소비자 건강, 농장의 지속가능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다수 존재한다. 또한, 동물복지를 중시하는 윤리적 소비 트렌드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스웨덴의 비케이지 시스템은 국제 사회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Project 1882는 향후 목표로 스웨덴 정부의 공식적인 케이지 사육 금지 입법 추진과 더불어, 인접 국가 및 EU 차원의 동물복지 기준 강화에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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