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식물성 식단이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란성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단 8주 만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 눈길을 끈다.
29일(현지시간) 의학 저널 BMC 메디신(BMC Medicine)에 게재된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일란성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연구에서 식물성 식단을 8주 동안 섭취한 경우 생물학적 연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DNA 메틸화(DNA Methylation)를 활용해 식물성 식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서열은 그대로지만 질병, 노화, 환경 등의 영향으로 유전체 DNA가 변하는 것을 뜻하는데 주로 생물학적 나이 변화를 관찰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연구진은 21쌍의 성인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혈액 샘플에서 DNA 메틸화 수치를 모니터링해 생물학적 연령을 확인했다. 이후 쌍둥이 중 한 명에게 식물성 식단을, 한 명에게는 일반식을 섭취하도록 했다. 일반식에는 170~225g의 육류, 계란 1개, 유제품 1.5인분이 포함됐으며 식물성 식단에는 견과류, 콩, 과일, 채소 등이 포함됐다.
이후 8주 동안 식단을 유지한 결과를 DNA 메틸화 수치로 분석했다. 그 결과 8주 동안 식물성 식단을 먹은 쌍둥이는 생물학적 연령이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잡식성 식단을 먹은 쌍둥이는 생물학적 연령이 감소하지 않았다.
또한 연구진은 식물성 참가자들의 심장, 호르몬, 간, 염증 및 대사 시스템의 나이가 감소하는 것을 관찰했다. 이는 식물성 식단이 영양이 풍부하고 항산화제가 풍부하며 항염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식물성 식단을 먹은 쌍둥이가 다른 쌍둥이보다 더 많은 체중 감량(평균 2kg 이상)을 보였다면서 체중 감량이 생물학적 연령을 낮추는 요인일 수도 있으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식물성 식단이 미치는 건강에 대한 이로움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탠포드대학은 앞서 쌍둥이들을 통해 식물성 식단과 일반식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고 이에 대한 결과는 넷플릭스 ‘음식이 나를 만든다: 쌍둥이 실험’을 통해 공개됐다.
‘음식이 나를 만든다: 쌍둥이 실험’에서는 생물학적 노화를 살펴보는 것 외에도 심장 건강과 장 건강과 같은 다른 요인을 조사했는데 당시 식물성 식단을 따른 쌍둥이가 LDL 콜레스테롤(심장병 위험 요인) 수치가 낮고 유익한 유형의 장내 박테리아가 더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크리스토퍼 가드너(Christopher Gardner) 박사는 “일란성 쌍둥이를 추적한 것은 채식주의 식단이 기존 식단보다 더 건강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획기적인 방법”이라면서 “연구에 따르면 채식주의 식단을 선택한 사람은 누구나 2개월 안에 장기적인 건강이 개선될 수 있으며, 가장 큰 변화는 첫 달에 나타난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