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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보그·콘데나스트, 전 세계 모피 콘텐츠 중단…패션업계 ‘윤리적 전환’ 가속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글로벌 패션 매체 보그(Vogue)를 비롯한 콘데나스트(Condé Nast) 산하 주요 잡지들이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동물 모피(new animal fur)’를 콘텐츠에서 완전히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에디토리얼 기사뿐 아니라 광고 전반에 적용되며, 패션산업 내 윤리적 소비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본격적인 전환기에 접어들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콘데나스트는 최근 공식 발표를 통해 “모든 출판물에서 새로운 동물 모피를 다루지 않으며, 윤리적 기준을 강화해 브랜드 파트너와 독자 모두에게 지속가능한 방향성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보그, 베니티페어(Vanity Fair), 지큐(GQ), 글래머(Glamour) 등 콘데나스트가 보유한 전 세계 주요 패션 매체에 일괄 적용된다. 다만 생존형(subsistence) 부산물이나 토착(원주민) 관습(indigenous practices)과 같이 문화적·생계적 맥락에서 사용되는 모피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덧붙였다.

 

콘데나스트 측은 “윤리적 가치와 문화적 다양성이 공존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동물권 단체들의 지속적인 압박과 캠페인 활동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기반의 ‘모피 거래 폐지를 위한 연합(Coalition to Abolish the Fur Trade, CAFT)’은 약 9개월 동안 콘데나스트 본사 앞에서 시위와 서명 운동을 이어왔으며, 이러한 사회적 압력이 정책 전환의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건 전문 매체 플랜트베이스드뉴스(Plant Based News)는 “CAFT의 꾸준한 행동이 보그의 변화를 끌어낸 대표적인 시민운동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한 CNN은 “보그의 이번 조치는 단순히 한 매체의 내부 정책 변경이 아니라, 패션계 전반에 ‘모피는 더 이상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행위”라고 보도했다.

 

패션업계는 이번 결정을 산업적, 문화적 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랜 기간 럭셔리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모피는 이제 환경 파괴와 동물 학대의 상징으로 인식이 바뀌었으며, 글로벌 브랜드들도 속속 모피 사용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구찌, 프라다, 버버리 등 다수의 브랜드가 이미 모피 제품 생산을 중단했으며, 보그와 같은 영향력 있는 매체의 참여는 이러한 흐름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보그의 결정은 소비자 인식 변화와 맞물려 패션산업의 가치 사슬 전반에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며 “윤리적 패션이 산업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변화는 소비자 행동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브랜드의 소재 정책과 공급망 투명성은 구매 결정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했다. 실제로 글로벌 모피 생산량은 최근 수년간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인조 모피나 식물성 소재 같은 대체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플랜트베이스드뉴스는 “보그의 결정을 계기로 동물복지와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한 패션 담론이 한층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그의 모피 금지 선언은 패션 저널리즘이 단순히 트렌드를 반영하는 수준을 넘어, 산업의 윤리적 기준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치는 상징적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편집·광고 정책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실질적 변화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그의 결정은 패션 미디어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방향을 제시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앞으로 패션 브랜드와 매체 모두가 지속가능성과 동물복지의 가치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보그의 이번 선언은 ‘화려함’보다 ‘윤리’를 선택한 결정으로, 패션의 새로운 정의가 시작되고 있음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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