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정 기자]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두고 불필요한 포장과 쓰레기를 줄이려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실천이 확대되는 추세다. 카페·편의점·온라인몰 등에서 다회용기 사용과 리필 상품이 늘어나며, ‘플라스틱 프리’ 흐름이 확산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환경부 2023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1인당 하루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1.04㎏으로, 2019년 대비 약 6% 감소했다. 환경부는 일회용 컵과 포장재 사용이 줄어든 점을 주요 감소 요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서울시가 지난 7월 발표한 ‘다회용컵 순환체계 시범사업’ 결과에서도 참여 카페의 플라스틱 배출량이 평균 18% 줄었다.
유통업계도 ‘리유즈(Reuse)’ 문화 확산에 발맞춰 리필스테이션과 다회용기 반납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편의점 업계는 올해 초부터 일부 매장에서 ‘용기 가져오기 할인’ 등 참여형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화장품 업계도 리필형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일부 브랜드는 주요 품목의 20% 이상을 리필형으로 전환했다.
제로웨이스트 스타트업과 브랜드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친환경 세제나 천연 수세미를 판매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으며, 업사이클링 소재를 활용한 소품 브랜드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 추세다. 한국환경공단은 “소비자 인식 변화가 친환경 산업 구조 전환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정부 차원의 정책도 확산되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제로웨이스트 마켓’ 시범사업을 통해 지역 상점과 협력한 다회용 용기 공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제주도는 관광객 대상 ‘무포장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환경부·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해 친환경 숙박시설 인증제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로웨이스트의 핵심을 ‘일회용품 감축에서 순환경제로의 전환’으로 본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관계자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자원의 순환과 재사용 구조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 참여형 캠페인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SNS에서는 ‘오늘은 일회용품 없이’ 해시태그 챌린지가 공유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청년단체를 중심으로 리유즈 마켓과 체험형 환경 부스 행사가 열리고 있다.
소비자 김모 씨(20대·서울)는 “처음엔 번거로웠지만 다회용컵을 쓰다 보니 오히려 더 깔끔하고 보람 있다”며 “지속가능한 소비가 어렵지 않다는 걸 체감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로웨이스트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잡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정부, 기업, 시민이 함께 실천하는 사회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