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1 (화)

  • 맑음서울 13.1℃
  • 맑음인천 12.7℃
  • 맑음원주 11.0℃
  • 맑음수원 12.9℃
  • 맑음청주 11.8℃
  • 구름조금대전 12.9℃
  • 맑음대구 13.2℃
  • 맑음전주 13.4℃
  • 맑음울산 14.5℃
  • 맑음창원 14.5℃
  • 구름많음광주 13.5℃
  • 맑음부산 17.9℃
  • 맑음목포 12.7℃
  • 구름많음제주 16.1℃
  • 맑음천안 12.5℃
  • 맑음구미 13.3℃
기상청 제공

지구오염

축산 대기업의 미온적 대응…메탄 감축 공약 ‘달성 불가’ 우려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지난 2021년 주요국이 ‘글로벌 메탄 공약(Global Methane Pledge)’에 서명한 지 4년이 지났지만, 메탄 배출의 최대 원인으로 지목되는 축산업계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환경연구기관 플래닛트래커(Planet Tracker)는 최근 보고서에서 “축산업계의 획기적인 전환 없이는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는 목표는 사실상 달성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52개 주요 육류 및 유제품 기업의 연간 메탄 배출량은 2200만톤에 달한다. 이는 국가별로 비교할 경우 러시아에 버금가는 규모로, 단일 국가로 간주하면 세계 5위 수준이다. 플래닛트래커는 “이들 기업이 각국 정부의 기후 공약을 좌우할 핵심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감축 행동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메탄은 단기간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보다 86배 강력하다. 대기 중에 머무는 기간은 짧지만, 지표면 오존층 형성의 주된 원인으로 연간 100만명가량의 조기 사망을 유발한다. 2000년부터 2020년 사이 전 세계 메탄 배출은 약 20% 증가했으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경우 2030년까지 인위적 배출이 최대 13%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발표됐다. 축산업계는 지난해 회의에도 52명의 대표를 파견했고, 올해는 브라질 육류 대기업 JBS가 의장국과 긴밀히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닛트래커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탄 배출의 약 31%는 육류와 유제품 생산에서 비롯된다. 특히 소는 되새김 과정에서 위 속 미생물이 먹이를 분해하며 메탄을 다량 배출한다. 보고서는 “소고기 생산 과정에서 메탄의 온난화 영향을 제거할 경우, 전체 탄소 발자국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52개 기업 중 카길(Cargill), 타이슨푸드(Tyson Foods), 다논(Danone), 락탈리스(Lactalis), 네슬레(Nestlé), 사푸토(Saputo), AB 인베브(AB InBev) 등 7곳만이 부분적으로 메탄 배출량을 공개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다논만이 비교적 포괄적인 범위의 배출량을 산출하고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설정한 유일한 기업으로 지목됐다. 플래닛트래커 보고서 작성자 에일리시 레이든은 “다논이 감축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면, 다른 대기업들이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데이터 비공개 기업들의 추정 배출량도 산출했으며, 그 결과 JBS가 전체 중 최대 오염원으로 나타났다. JBS의 메탄 배출량은 2위 기업 마르프리그(Marfrig)의 3배를 넘는 수준으로, 전체 85%가 소고기와 유제품 생산에서 발생했다.

 

한편 쌀 산업은 전 세계 메탄 배출의 8%를 차지하지만, 감축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글로벌 메탄 허브(Global Methane Hub)는 최근 3000만달러 규모의 감축 가속화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플래닛트래커는 “투자자들이 농식품 대기업의 메탄 감축 목표 설정을 압박하고, 감축 방안을 자금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기업 투자는 주로 분뇨 처리 기반 감축 기술(혐기성 소화조)에 집중돼 있으나, 이는 전체 배출의 일부만을 다룰 뿐이며 오히려 가축 개체 수를 늘려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주요 투자기관이 정보 공개, 목표 설정, 감축 계획을 강화한다면 식량안보·공중보건·생태계·농민 생계 등 다방면의 공익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플래닛트래커는 마지막으로 “향후 5년이 기후 안정성을 좌우할 결정적 시기”라며 “육류·유제품·쌀 생산에서의 메탄 감축 가속화는 지구온난화 1.5도 제한을 위한 최소 조건”이라고 밝혔다.

배너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