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최근 포르투갈 연구진이 농축 비트 주스를 섭취한 청소년 수영선수들이 동일한 노력으로 약간 더 빠른 스프린트 기록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실험은 경쟁 수영 훈련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반복 스프린트 방식으로 구성됐으며, 기술 요소 변화 없이 기록만 향상된 점이 주요 특징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포르투갈 세투발폴리테크닉연구소가 지난 기간 진행했으며, 지역 대회급 경기력을 갖춘 13~16세 청소년 수영선수 1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주 5회 이상 정규 훈련을 받는 조건을 충족했다. 실험은 이중맹검·교차설계로 구성돼 음료 종류를 선수와 연구진 모두 알 수 없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한 차례는 질산염이 약 12.8밀리몰 포함된 농축 비트 주스 140밀리리터를 섭취했고, 다른 한 차례에는 질산염을 거의 제거한 동일 풍미의 음료를 마셨다. 섭취 시점은 운동 전 약 2시간30분으로 조정돼 일반적으로 혈중 아질산염이 상승하는 시간대에 맞춰졌다. 또한, 실험 전에는 구강세척제와 고질산염 식품을 제한해 체내 질산염 전환 과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통제했다.
실제 훈련 세트는 약 55야드 전력 질주를 8회 반복하고 사이에 짧은 휴식을 두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전체 구간을 분석한 결과, 비트 주스를 섭취한 날 평균 기록이 질산염 제거 음료를 마신 날보다 소폭 빠르게 나타났다. 각 반복 중 가장 느린 구간에서도 동일한 패턴이 확인됐다.
스트로크 길이, 빈도, 효율 등 주요 기술 지표는 두 실험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기술 변화보다는 생리적 반응 차이가 기록 향상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실험 후 실시된 혈액 검사에서 혈중 젖산 농도는 두 조건 모두 고강도 운동 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피험자들의 자각적 운동 강도 또한 동일했다.
질산염은 채소에 풍부한 자연 성분으로 체내에서 산화질소 생성에 관여하며 혈관 이완과 혈류 개선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강도 반복 운동에서 근육의 에너지 회복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여러 연구에서 제기돼 왔다. 학계에서는 일부 반복 스프린트 종목에서 질산염 섭취가 운동 효율을 높인 사례가 보고돼 있으나, 단일 구간 기록에서는 효과가 일관되지 않다는 평가도 병존한다.
청소년 수영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들은 실험 조건에 따라 상반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한 대학팀은 8일간 질산염 음료를 섭취한 여성 대학 수영선수들이 50야드 반복 스프린트와 800야드 구간에서 더 나은 기록을 보였다고 발표했으며, 다른 연구에서는 고강도 110야드 반복 실험에서 기록 자체의 변화는 없었으나 일부 구간에서 회복 속도 개선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포르투갈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실험은 제한된 표본을 기반으로 해 장기간 훈련 효과나 대회 상황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더 큰 규모의 검증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고농도 질산염 음료는 기저 질환(혈압·신장 등)이 있는 청소년이나 특정 약물을 복용 중인 경우 의료진의 확인이 필요하며, 국가별 스포츠 단체의 보충제 규정도 사전 확인이 요구된다.
연구진은 “채소 유래 성분의 생리적 영향이 분석되면서 청소년 스포츠 영양 분야에서도 자연 기반 보충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보충제는 훈련의 보조 요소일 뿐이며, 수면·영양·훈련 강도 관리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청소년 수영선수의 반복 스프린트 적응 연구에서 의미 있는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으나, 실제 훈련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긴 기간의 추적 연구와 근육 내 대사 변화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