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유럽연합(EU)이 식물성 및 배양 기반 제품에 ‘버거’ ‘소시지’ 등 전통적 식품 명칭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국제적 논쟁이 확대되고 있다. 영국 음악계 인사인 폴 매카트니와 영국 하원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며 규제 재검토를 촉구했다.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매카트니는 식물성 제품명 제한이 소비자의 이해를 높이지 못하며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식물성 버거나 비건 소시지 같은 표현은 소비자가 제품 특성을 파악하는 데 충분하다”고 밝혔다. 매카트니 가족은 오랜 기간 채식주의 생활을 이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시에 채식 기반 제품 제조 사업에도 참여해 이번 논의에 더욱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하원의원 8명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규제안이 시장 성장과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원들은 소비자가 식물성과 동물성을 혼동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명칭을 법적으로 제한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명칭 제한이 산업 혁신을 저해하고 EU가 추진하는 규제 단순화 기조와도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EU의 명칭 제한 논의는 프랑스 출신 의원이 농업 개혁 법안 개정안에 해당 조항을 포함시키면서 본격화됐다. 유럽의회는 올해 10월 표결을 통해 찬성 355표, 반대 247표로 제한안을 통과시킨 바 있으며, 당시 축산업계의 요구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최종 시행 여부는 추가 심의 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쟁의 핵심은 ‘비건버거’ ‘비건소시지’ 등 소비자에게 익숙한 명칭을 식물성·세포배양 제품에 계속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영국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규제가 소비자 선택권과 시장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연구진은 “명칭은 제품 성격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규제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EU의 최종 결정이 향후 식물성 식품 산업의 마케팅 전략과 제품 개발 방향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각국의 식품표기 기준과 소비자 보호 정책에도 연쇄적인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편 EU 내부에서는 규제의 법적·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가 계속되고 있으며, 명칭 사용 기준을 둘러싼 산업계·정책당국·소비자 단체 간 논의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