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지난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에게자비를, 한국비건채식협회, 기후위기비건연대, 한국채식연합 등이 공동으로 모피와 다운 등 동물성 패션 산업의 잔혹한 실태를 고발하며 비건 대체재 사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현장에서는 성명서 낭독과 피켓팅, 퍼포먼스가 진행되며 동물 털을 패션 재료로 사용하는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한국동물보호연합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매년 1억 마리 이상 야생동물이 모피 생산으로 희생되고 있으며, 약 20퍼센트는 덫이나 올무에 걸려 자연에서 고통 속에 죽고, 나머지 80퍼센트는 모피 농장에서 평생 학대와 착취 끝에 목숨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코트와 점퍼에 부착되는 라쿤 털과 퍼 트림 등 장식용 모피 수요 증가가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유통 모피의 다수가 중국산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중국 모피 농가에서는 사체가 굳어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살아 있는 동물을 산채로 껍질 벗기는 방식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까지 모피 생산에 이용되고, 이 모피가 국내에 제약 없이 수입·유통되는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참여 단체들은 다운 제품 역시 심각한 동물학대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년 전세계적으로 15억 마리 이상의 오리와 거위가 다운 채취를 위해 희생되고 있으며, 일부 농가에서는 산채로 털을 뽑는 라이브 플러킹이 반복된다는 설명도 나왔다. 거위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솜털이 약 140g에 불과해 패딩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20마리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이들은 책임다운기준(RDS) 인증 또한 동물학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오리와 거위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자연적 습성을 박탈당한 채 사육되고, 감염이나 골절 등 질병에 걸려도 방치되는 사례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단체들은 동물의 생명을 희생하지 않는 비건 패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솜, 폴리에스테르, 웰론, 신슐레이트 등 비동물성 충전재를 활용한 제품들이 보온성과 기능성 면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모피와 다운 제품 구매를 중단하고 동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비건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