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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미세플라스틱, 강과 바다에 보이지 않는 화학물질 방출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강과 호수, 바다를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이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물질을 지속적으로 물속에 내보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물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분이 바뀌며, 특히 햇빛이 이러한 변화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단순한 쓰레기를 넘어 수질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적 오염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에서 녹아 나오는 용존 유기물질을 MPs DOM으로 정의했다. 용존 유기물질은 물에 녹아 있는 탄소 기반 화학물질로, 색이나 냄새는 없지만 생물 활동과 수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강이나 토양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유기물질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New Contaminants에 실렸으며, 연구진은 일상에서 많이 사용되는 네 가지 플라스틱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폴리에틸렌은 비닐봉지나 포장재에 쓰이고,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는 음료병 재료로 알려져 있다. 폴리락틱애시드와 폴리부틸렌 아디페이트 코 테레프탈레이트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분류되며, 주로 친환경 포장재에 사용된다.

 

연구를 이끈 Jiunian Guan은 “미세플라스틱은 입자로 남아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며 보이지 않는 화학물질을 물속으로 방출한다”며 “햇빛이 이 과정을 빠르게 만들고, 그 결과 생기는 물질은 자연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것과 다르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을 물에 담근 뒤 어두운 조건과 자외선이 있는 조건에서 최대 96시간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햇빛에 노출될수록 물속으로 녹아 나오는 유기탄소의 양이 크게 늘어났다. 유기탄소는 생물의 먹이가 될 수 있는 탄소 성분으로, 수중 생태계의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재료들이 더 많은 유기탄소를 방출했는데, 이는 화학 구조가 상대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방출 속도를 분석한 결과, 이 과정은 물속에 이미 얼마나 많은 물질이 있는지보다는 플라스틱 표면의 상태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외선 조건에서 플라스틱 표면에서 물로 물질이 이동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제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는 햇빛이 플라스틱 표면을 변화시키면서 화학물질이 더 쉽게 빠져나오게 만든다는 의미다.

 

정밀 분석에서는 미세플라스틱에서 나온 물질이 매우 다양한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음이 확인됐다. 플라스틱 제조 과정에서 들어간 첨가제, 기본 재료 조각, 그리고 햇빛에 의해 잘게 쪼개진 산화 물질 등이 섞여 있었다. 특히 음료병 재질과 같은 방향족 구조의 플라스틱은 더 복잡한 화학 혼합물을 만들어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산소를 포함한 화학 구조가 늘어났는데, 이는 알코올이나 산성 물질처럼 물과 쉽게 반응하는 성분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일부 플라스틱에서는 프탈레이트와 같은 첨가제도 검출됐으며, 이는 플라스틱 안에 느슨하게 결합돼 있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형광 분석 결과, 이러한 용존 유기물질은 숲이나 토양에서 흘러들어온 물질보다는 미생물 활동으로 생성된 유기물과 비슷한 특성을 보였다. 플라스틱 종류와 햇빛 노출 여부에 따라 단백질 성분과 유사한 물질, 식물 조직에서 유래한 물질과 비슷한 성분의 비율도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화학물질은 수생 생태계에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분자 크기가 작아 미생물이 쉽게 이용할 수 있어 미생물 활동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고, 영양염의 흐름을 바꾸거나 금속과 오염물질의 거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러한 물질이 활성산소를 만들어 생물에 스트레스를 주거나, 수돗물 처리 과정에서 원치 않는 부산물 형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보고됐다.

 

공동 저자인 Shiting Liu는 “미세플라스틱의 환경 영향을 평가할 때 눈에 보이는 입자뿐 아니라, 물속에 녹아 나오는 화학물질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플라스틱 사용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러한 보이지 않는 오염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기법을 활용해 미세플라스틱에서 나온 화학물질이 환경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강과 바다 유입이 충분히 관리되지 않는 현실에서, 햇빛에 의한 분해와 함께 용존 유기물질 방출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관찰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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