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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미국 탄소오염 지도 공개…도로·건물 단위 배출 추적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미국 전역에서 화석연료가 연소되는 지점을 블록 단위로 추적한 고해상도 탄소오염 지도가 공개됐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3년간의 배출 데이터를 집계해, 이산화탄소가 실제로 대기 중에 배출되는 위치를 정밀하게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해당 지도가 지역 맞춤형 배출 저감 정책 수립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데이터는 ‘벌컨(Vulcan) 4.0’으로 명명됐으며,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노던 애리조나 대학교 연구진이 구축했다. 연구팀은 발전소, 교통, 건물 등 다양한 공공 기록을 결합해 연료가 실제로 연소된 지점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배치했다.

 

연구를 이끈 케빈 R. 거니 교수는 대기과학과 생태학, 공공정책을 연구해온 학자로, 이번 지도는 개인이나 특정 주체를 지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 차원의 대응을 지원하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 총량 중심의 통계만으로는 고속도로 인근이나 산업 밀집 지역의 오염 집중 현상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존의 국가 단위 배출 통계는 배출원 목록을 종합한 인벤토리 방식으로 산출돼, 공간적 세부 차이가 희석되는 한계가 있다. 반면 벌컨 지도는 연료 연소가 이산화탄소로 전환되는 정확한 위치를 보여줘, 교통·건물·산업 부문별로 구체적인 감축 대책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공간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작은 오차의 영향도 커진다. 연구진은 인접 지역 간 배출량을 비교할 때 미세한 수치 차이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벌컨 4.0 데이터는 미국 본토 48개 주와 알래스카를 대상으로 1제곱킬로미터 격자 단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시한다. 연간 스코프 1 배출량, 즉 연료가 연소되는 현장에서 직접 발생한 배출만을 집계하며, 발전소·교통·건물 데이터를 활용했다. 주 간 전력 이동에 따른 배출 이전은 분석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데이터 산출은 연료 판매량이나 굴뚝 측정치와 같은 활동 자료를 기반으로 배출계수를 적용해 이산화탄소량으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여러 자료가 중복될 경우 가장 직접적인 측정값을 우선 적용해 편향을 줄였다.

 

건물 부문에서는 센서스 블록 단위로 바닥 면적을 추정하고 평균 에너지 사용량을 결합해 난방 연료 수요를 배출량으로 연결했다. 이 방식은 지역별 패턴을 정밀하게 보여주지만, 개별 건물의 특이한 사용 행태까지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교통 부문 배출은 도로 구간별로 배분됐다. 차량 주행거리 자료가 있는 도로는 이를 활용했고, 자료가 부족한 지역 도로는 도로 길이를 기준으로 추정해 학교 인근 등 일부 국지적 오염 집중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발전소와 대형 산업시설은 점오염원으로 처리돼 정확한 위치에 배출량이 표시된다. 다수의 발전 설비는 연속배출측정장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배출가스를 측정하지만, 소규모 시설은 연료 사용량 추정치에 의존해 운영 변화가 즉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시멘트 산업의 경우 연료 연소로 인한 배출과 석회석 소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이산화탄소를 모두 포함했다. 소성 과정에서는 전력원을 탈탄소화하더라도 배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향후 공정 전환 여부는 데이터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데이터는 환경보호청 인벤토리와 대기 중 화석연료 기원 탄소를 구분하는 방사성탄소 분석 등을 통해 검증됐다. 다만 이러한 검증은 주 단위 등 광범위한 규모에서 효과적이며, 모든 격자를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부문별 산정 방식에 따른 신뢰구간을 함께 제시해 연도별 변화 해석 시 참고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2025년 9월 환경보호청이 온실가스 보고 프로그램 축소를 제안한 점을 언급하며, 공공 접근 가능한 배출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거니 교수는 “미국 납세자들은 이 데이터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티픽 데이터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가 도로, 건물, 공장, 시멘트 산업과 연결된 미국의 배출 구조를 보여주며, 실질적인 감축은 연료 사용을 줄이고 그 결과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데 달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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