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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FAO, 세계 식량농업 통계연감 2025…식단 전환 필요성 수치로 드러나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전 세계 식량 시스템이 기후위기와 환경 부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국제기구 통계에서도 식단 전환의 필요성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공개한 ‘세계 식량농업 통계연감 2025’는 농업 생산 구조와 환경 영향, 영양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기존 축산 중심 식량 체계의 한계를 수치로 보여준다.

 

통계연감에 따르면 농업 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며, 이 가운데 가축 사육과 사료 생산이 배출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농경지의 상당 부분이 사람을 위한 직접 식량 생산이 아니라 가축 사료 재배와 방목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이러한 구조는 토지 이용 효율 저하와 함께 산림 훼손, 생물다양성 감소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는 식량 생산 기반 자체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FAO는 보고서를 통해 농업이 기후변화의 직접적 피해를 받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원으로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이중적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축산과 사료 생산, 토지 이용 변화가 맞물리면서 배출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으며, 생산 방식의 전환 없이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공급 측면의 기술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소비와 식단 구성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이번 통계연감에서 새롭게 포함된 ‘최소 식단 다양성 충족 비율’ 지표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이 지표는 단순한 열량 섭취 여부를 넘어, 개인이 얼마나 다양한 식품군을 섭취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FAO는 영양의 질과 식단 다양성이 지속가능한 식량 시스템 구축의 핵심 요소라고 설명하며, 특정 식품군에 편중된 식생활에서 벗어날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채소, 과일, 콩류, 견과류 등 식물성 식품군의 비중 확대가 영양 개선과 환경 부담 완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후위기가 심화될수록 이러한 식단 전환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뭄과 홍수, 이상기후는 작물 생산뿐 아니라 사료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는 축산 비용 증가와 식량 가격 불안으로 이어진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원 투입이 적고 환경 부담이 낮은 식물성 식품 중심의 식단은 기후 리스크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평가된다. FAO는 식량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 구조와 함께 수요 측면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이 같은 국제기구 통계는 식물성 식단 확대가 개인의 선택이나 윤리적 논의를 넘어 공공 정책과 사회적 전환의 영역에 속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학교 급식과 공공기관 식단, 국가 식생활 지침에서 식물성 메뉴 비중을 높이는 정책은 온실가스 감축과 토지 이용 효율 개선,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복합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FAO 통계연감은 특정 국가 사례가 아닌 전 세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국내 식량·농업 정책을 국제 흐름과 비교·검토하는 기준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결국 ‘무엇을 얼마나 생산할 것인가’라는 공급 중심 논의에서 나아가, ‘무엇을 먹을 것인가’라는 소비와 식단의 문제를 함께 다뤄야 한다는 점이 국제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식물성 식단 확대는 더 이상 가치 선언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과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현실적 해법 가운데 하나로 국제기구 통계가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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