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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기후변화 영향, 편두통 악화 원인으로 부상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전 세계적으로 편두통 발작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되면서, 그 배경 요인으로 기후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폭염, 폭우, 기압 변화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이 잦아지면서 기존에 알려진 편두통 유발 요인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경계 질환과 환경 변화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연구도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의학 연구 종합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편두통 유병률은 30년 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발작의 중증도와 이로 인한 일상 기능 저하 수준은 2005년부터 2018년 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발작으로 인한 장애 정도가 이 기간 동안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성별 차이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편두통은 전통적으로 여성에게 더 흔한 질환으로 분류돼 왔지만, 최근에는 남성 환자의 증가 추세도 확인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일 요인보다는 환경·생활·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요 가설 중 하나로 제기되는 것이 기후변화의 영향이다. 콜로라도대학교 앤슈츠 의과대학 신경과의 다니엘 윌하우어 교수는 기온 상승, 일교차 확대, 대기질 악화, 기압 변동 등 이미 편두통 유발 요인으로 알려진 환경 조건이 기후변화로 인해 더 빈번하고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관관계 연구 결과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2024년 미국두통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 평균 기온이 화씨 10도 상승할 때마다 해당일 두통 발생 가능성이 약 6퍼센트 증가했다. 이 연구는 편두통 환자 660명이 작성한 두통 일지를 토대로 분석됐다.

 

또 다른 대규모 추적 연구에서는 12년간 영국 성인 40만7792명을 관찰한 결과, 이산화질소 노출 수준이 높고 여름과 겨울의 극단적 기온에 더 많이 노출된 집단에서 신규 편두통 발생이 더 많았다고 보고했다. 해당 연구는 의학 학술지 ‘헤드에이크’ 2025년 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편두통을 직접 유발하기보다는, 발작이 발생하는 역치를 낮추는 방식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뉴욕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신경과 임상 교수 돈 C. 뷰즈는 잦은 기압 변화가 뇌혈관의 수축과 이완, 두개내 압력 변화를 유도해 편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폭염과 고온 다습한 환경은 탈수를 유발해 발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기오염도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신경혈관 반응성을 자극하고, 전신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편두통 관련 경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소속 연구진은 공기질 악화가 신경계 자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의 간접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잦은 자연재해와 극단적 기상 현상은 심리적 스트레스와 불안을 증가시키는데, 스트레스는 편두통의 대표적인 유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환경적 요인이 기존의 생활 습관, 수면 변화, 식이 요인 등과 중첩되면서 발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 차원에서의 대응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두통 발생 시점과 기상 조건, 생활 습관을 함께 기록해 패턴을 파악하고, 예보된 기상 변화에 맞춰 수분 섭취와 휴식, 예방적 치료를 조정하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외부 활동을 줄이거나 보호 장비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의료계는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이기보다 장기적 추세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신경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하기 위한 추가 연구와 함께, 환경 변화에 대응한 공중보건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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