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비건을 둘러싼 논의에서 정책은 자주 빠져 있다. 비건은 개인의 선택이나 산업의 전략으로는 이야기되지만, 공공 영역에서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다. 그러나 선택이 개인을 넘어 사회적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정책과 제도의 역할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비건은 명확한 정책 대상으로 분류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환경 정책, 기후위기 대응, 식생활 개선, 공공 급식 등의 영역에서 간접적으로 언급될 뿐, 비건 자체를 중심에 둔 제도적 틀은 드물다. 이로 인해 비건은 정책의 핵심 의제가 아니라, 부차적 고려 사항으로 남는다.
공공 급식은 정책이 비건을 다루는 방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영역이다. 일부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선택형 비건 메뉴가 도입되기도 했지만, 이는 여전히 예외적 시도로 인식된다.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기준과 지원 체계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담당자의 의지나 일회성 결정에 따라 유지 여부가 좌우되기 쉽다.
정책이 비건을 다룰 때 자주 등장하는 논리는 중립성이다. 특정 식단을 권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비건은 정책 논의에서 한 발 물러선 위치에 놓인다. 그러나 이 중립성은 실제로는 기존 구조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값이 유지되는 한, 새로운 선택지는 늘 주변부에 머무른다.
환경과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서도 비건은 명확히 위치 잡지 못하고 있다. 식생활 전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는 늘고 있지만, 이를 개인 실천의 영역으로 남겨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책 차원의 방향 제시 없이 책임이 개인에게만 돌아갈 때, 선택의 부담 역시 개인에게 집중된다.
정책 부재는 단순히 제도가 없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무엇을 정책의 대상으로 인식하는지, 어떤 선택을 공공의 문제로 다루는지가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비건이 반복적으로 개인의 결심과 시장의 선택으로만 남는다면, 사회적 전환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정책이 비건을 어디까지 고려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은, 특정 식단을 제도화하자는 요구가 아니다. 어떤 선택이 공공의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사회가 그 선택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이다. 이 질문은 비건을 개인의 부담에서 사회의 책임으로 옮길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