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전력 수요기업이 온라인에서 거래 조건을 확인하고 협상할 수 있는 전력구매계약(PPA) 중개플랫폼이 공식 운영에 들어갔다. 발전량과 계약 기간, 지역, 가격 조건을 게시한 뒤 구매 의향을 밝힌 상대와 블라인드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에서 플랫폼 출범 및 참여 협약식을 열었다. 기존에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원하는 기업이 계약 가능한 발전소를 직접 찾거나 공급사업자를 통해 발굴해야 했고, 발전사업자도 전력을 구매할 수요기업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용자는 회원가입과 자격 검증을 거쳐 판매·구매 물량을 등록한다. 발전사업자는 판매자로, 전기사용자는 구매자로 참여하며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는 판매와 구매 양쪽에 참여할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안내에 따르면 조건 제안과 당사자 간 협상을 거쳐 표준 PPA 계약을 체결하면 매칭이 완료된다. 플랫폼이 거래 가격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은 아니다. 가입자가 발전량 규모와 계약 기간, 지역, 가격 조건 등을 판매·구매 게시판에 올리고 상대방이 구매 의향 등을 전달한 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협의한다. 한국에너지공단 플랫폼에 따르면 3
국내 재생에너지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직접 PPA 누적 계약은 2023년 13건에서 2024년 29건, 2025년 79건으로 증가했고 2026년 5월 기준 118건을 기록했다. 직접 PPA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 밖에서 전기사용자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이다. 기업은 장기간 필요한 재생전력과 사용 실적을 확보할 수 있고, 발전사업자는 구매처와 계약 조건을 미리 정해 수익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계약 증가의 핵심 배경은 RE100 수요다. 국내외 기업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목표를 세우면서 실제 발전소와 연결되는 PPA를 조달 수단으로 선택하는 사례가 늘었다. 수출기업에는 공급망에서 요구하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입증하는 수단이라는 의미도 있다. 제도 개선도 진입 장벽을 낮췄다. 2025년 3월 시행된 고시 개정으로 시간대별 정산 외에 월간 균등정산을 선택할 수 있게 됐고, 계약 신고 기한은 공급 개시 2개월 전에서 1개월 전으로 단축됐다. 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한 재생전력을 직접 판매하는 제도도 마련됐다. 시장 접근성은 더 넓어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RE100과 탄소중립은 모두 기후 대응에 쓰이는 개념이지만 목표와 적용 범위가 다르다. RE100은 기업이 운영에 사용하는 전력을 늦어도 2050년까지 100% 재생전기로 조달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탄소중립은 배출한 온실가스에서 흡수량을 상쇄한 순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뜻한다. 가장 큰 차이는 관리 대상이다. RE100은 기업의 전력 소비에 초점을 맞춘다. 클라이밋 그룹의 2025년 RE100 기술기준은 풍력, 태양광, 지열, 해양에너지와 지속가능성이 확인된 바이오매스·수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재생전기로 인정한다. 기업은 자가발전이나 전력구매계약, 전력공급자와의 계약, 에너지속성인증서 구매 등을 통해 목표를 이행할 수 있다. 국내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제도인 K-RE100에서는 녹색프리미엄,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 제3자 전력구매계약, 직접 전력구매계약, 자가소비가 이행수단으로 운영된다. 한국에너지공단은 확인된 사용량에 대해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한다. 글로벌 RE100에 가입하지 않은 기업이나 공공기관도 K-RE100에 참여할 수 있어 국내 확인제도 참여와 글로벌 회원 가입은 구분해야 한다. 탄소중립의 범위는 전력보다 넓다
주택이나 공장에서 생산해 직접 쓰는 태양광 전력에도 별도 인증서를 발급해 기업에 판매하는 제도가 시범 운영된다. 소규모 발전량을 재생에너지 시장과 연결하는 시도지만, 발전 이력 추적과 이중계상 방지, 거래비용 관리가 제도 안착을 좌우할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8월부터 11월까지 ‘자가소비용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인증서’(REGO) 발급·거래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시범사업을 거쳐 2027년부터 본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REGO는 주택이나 산업단지의 자가소비용 태양광 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이 재생에너지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인증서다. 재생에너지 통합 감시시스템(REMS)이 설비의 가동 상태와 발전량을 확인하면 인증서가 발급된다. 해당 인증서는 K-RE100 거래 플랫폼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이 필요한 기업에 판매할 수 있다. 자가소비용 태양광은 그동안 생산한 전력을 현장에서 사용해 전기요금을 줄이는 역할에 머물렀다. REGO가 도입되면 설비 소유자는 전력을 직접 쓰면서 인증서를 판매할 수 있고, 기업은 녹색프리미엄·REC 구매·전력구매계약(PPA) 등에 이은 재생에너지 조달수단을 확보하게 된다. 시범사업은 법인·개인사업자를 공모로 선정하는 사업자형과 지방
RE100이 정치권 공방의 소재를 넘어 국내 산업정책의 실행 과제로 옮겨가고 있다. 2022년 2월 3일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RE100 대응 방안을 물으면서 이 의제가 대중적으로 부각된 이후, 최근에는 정부가 공공기관 평가와 산업단지 정책에 이를 반영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으로, 글로벌 공급망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변화의 분기점은 제도화에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공운법상 경영평가 대상 공공기관 88곳의 K-RE100 가입 및 이행 실적을 평가에 반영하고, 2030년까지 공공기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60%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7월에는 RE100 산업단지 조성 방안을 논의할 범부처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며 정책 추진 기반도 마련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선언 차원이 아니라 평가와 투자 유치, 산업 입지 전략과 연결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정책 방향도 산업 경쟁력과 맞물려 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국정 과제로 제시하며 RE100 기반 산업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등 전력 수요가